“전력·물 감당 불가, 용인 반도체 공장 10개 중 8개 영호남으로”

경기 용인 반도체 일반 산단에 지어지는 에스케이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조감도. 용인 일반산업단지 제공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와 관련해 용인에 10개 반도체 공장을 모두 짓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 가운데 8개를 호남과 영남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학하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국가 균형 발전과 용인 반도체 산단-골든 트라이앵글 전략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용인 반도체 산단에 10개의 반도체 공장(팹)을 짓는 것은 전력과 물 공급 문제로 인해 불가능하다. 용인엔 에스케이하이닉스 1개, 삼성전자 1개를 짓고, 호남과 영남에 각각 4개씩 나눠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먼저 전력 공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일반 산단에 2046년까지 120조원을 들여 4개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에스케이는 1단계 공장의 전력을 신안성~동용인 변전소 연결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해안 쪽에서 끌어온다는 2단계 공장의 전력은 현재 하남 등 수도권 변전소 설치 지역들의 반대로 추진이 불투명하다.

국가 산단에 2047년까지 360조원을 들여 6개 공장을 지을 계획인 삼성전자는 더 어렵다. 1단계로 액화석유가스 발전소 6개를 지어 3기가와트를 확보하고, 2단계로 호남의 재생에너지 6기가와트를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1단계 액화석유가스(LNG) 발전소는 ‘재생에너지100’(RE100) 요구를 맞출 수 없고, 건강 위험도 크다. 최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이 발전소가 가동되면 초미세먼지로 인해 30년 동안 최대 1161명의 조기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2단계로 호남의 재생에너지를 끌어오는 일은 송전선로 통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전력망 불안정이란 큰 걸림돌이 있다.

전남 신안의 풍력 발전기.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물 공급도 중장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2024년 9월 경기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30년대 중반 이후 용인 산단에서 필요로하는 수량을 공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용인 산단의 물 수요는 2020년대 말까지 하루 26만5천톤, 2030년대 초반까지 하루 77만2천톤으로 한강 수계에서 공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물 수요는 2030년대 중반 이후 하루 167만2천톤으로 늘어나 한강 수계에서 공급이 불가능하다. 하루 90만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2024년 11월 윤석열 정부의 환경부는 2030년대 중반 이후 필요한 하루 133톤의 물을 107톤까지 줄여 문제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월 국회 입법조사처도 용인 반도체 산단의 2050년 용수 부족량은 하루 109.7만톤에 이르고, 한강 수계의 여유량은 2035년 기준 하루 8만톤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루 최대 1백만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해 현재 용인에 추진 중인 10개의 공장 가운데 에스케이 1개, 삼성전자 1개만 그대로 짓고, 나머지 8개를 2단계 호남에 4개, 3단계 영남 4개로 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하면 현재의 수도권 남부 반도체 산단과 호남 반도체 산단, 영남 반도체 산단이 한국의 미래를 위한 `골든 트라이앵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용인에 계획된 반도체 공장을 호남과 영남에 분산하면 △‘재생에너지100’ 달성 △전력 공급과 전력망 안정성 확보 △지방의 균형 발전 등 여러 장점이 있다. 하루빨리 범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단 입지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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