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언론이 쿠바가 러시아·이란산 드론 300여기를 확보하고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쿠바는 군사 개입 명분을 쌓기 위한 미국의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17일(현지시각) 미 매체 액시오스는 최근 쿠바가 이란과 러시아로부터 드론 300여기를 확보하고 미군 기지 등을 겨냥한 공격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자체 입수한 기밀 정보를 토대로 쿠바 군부가 드론을 활용해 관타나모만에 있는 미군 기지와 미군 함정, 플로리다주 키웨스트를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쿠바 당국이 러시아에 추가 드론과 군사 장비를 요청했다고 미 고위 당국자가 액시오스에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보 감청 결과, 쿠바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이란이 어떻게 미국에 맞서 저항해 왔는지 배우려 하는 정황을 포착됐다고 전했다. 쿠바는 2023년부터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다양한 성능’의 공격용 드론을 도입해 섬 곳곳의 전략적 요충지에 배치해 왔다.
쿠바에는 이란의 군사 고문단도 상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아바나 주재 이란 군사고문단의 존재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정보가 미국의 군사 대응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통상 군사 고문단은 동맹국이나 우방국의 군사 훈련·자문을 위해 파견된 전문가 집단이다. 다만 액시오스는 이들의 정확한 규모와 소속, 활동 내용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 정보당국은 쿠바의 위협이 임박했거나 쿠바가 미국을 공격할 계획을 적극적으로 세우고 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쿠바 간 관계가 계속 악화할 때를 대비해 쿠바군이 드론전을 포함한 군사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도 해당 보도에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발하면서도 공격용 드론 보유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쿠바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어떠한 정당한 이유도 없이 미국 정부는 날마다 쿠바 국민을 겨냥한 잔혹한 경제 전쟁과 궁극적인 군사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허위 명분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쿠바는 그 누구도 위협하지 않으며 전쟁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쿠바를 방문해 쿠바 당국자들에게 적대 행위에 가담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쿠바 당국에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전체주의 정부를 해체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를 인용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또 미 법무부는 1996년 민간 구호단체 항공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 쿠바의 실권자인 라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총서기에 대한 기소를 준비 중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는 1996년 미국 마이애미 기반 쿠바 망명 단체 ‘구출의 형제들’이 운용하던 항공기 4대가 쿠바군에 의해 격추된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카스트로 전 총서기는 당시 국방장관이었다. 카스트로 전 총서기는 쿠바 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1926∼2016)의 동생이다.
이날 쿠바 관영 매체 ‘그란마’는 쿠바 당국을 인용해 “지난 1월 이후 미국이 쿠바를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한 두 건의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대쿠바 압박이 한층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국가들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히며 에너지·금융 압박을 강화한 조치를 가리킨다. 쿠바 당국은 “60년 넘게 이어져 온 경제·무역·금융 봉쇄에 더해 최근에는 석유 봉쇄까지 가해지고 있다”며 “미국이 사회적 혼란을 유도해 군사 개입 명분을 쌓으려 한다”고 주장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