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홍역 비상’…넉 달여 만에 지난해 2배 가까이 발생

15일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한 장난감 행사에 학생들이 방문했다. UPI 연합뉴스

일본에서 올해 홍역 감염 건수가 넉달 여 만에 지난해 1년치를 두 배 가까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른 감염병 백신 접종이 느슨해진 탓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18일 일본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의 최신 ‘감염증 발생 동향조사'를 보면, 일본에선 지난 3일 현재 올해 누적 홍역 감염이 46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년간 265건이던 게 올해는 4개월 남짓 만에 두 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올 겨울만 해도 주간 단위로 최대 15명 정도에 불과하던 게 봄이 되자 주당 20∼30건대로 증가했다. 이어 4월 3주째 감염이 62건으로 급격히 불더니 지난달 마지막 주에는 올해 최고치인 71건까지 늘었다. 홍역 감염은 도쿄에서 절반 가까운 48.9%(226건)가 발생할 만큼 인구 밀집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연령대로 봐도, 다른 사람과 사회적 접촉이 많은 20∼30대가 51%를 차지하고 있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홍역을 일본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현재 멕시코에서만 올해 홍역 누적환자가 3만4천여명에 이르고, 인근 미국에서도 18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한국 질병관리청은 다음 달 북중미 월드컵이 치러지는 점을 감안해 ‘월드컵 예방수칙 안내’를 내어 “출국 전 홍역 등 예방접종 권고와 현지에서 개인위생과 온열질환 예방수칙 준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아 항체가 없는 사람이 홍역 환자와 일상적으로 접촉하면 90%가량이 감염된다. 일정 기간 뒤 회복하지만 호흡기와 중추 신경계에 심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최근 홍역 등 감염병이 확산하는 데는 코로나 사태 이후 백신 접종 기피 현상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를 겪는 시기 동안 외출 제한 등으로 홍역 같은 다른 백신 접종을 굳이 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의 경우에도 2024년 백신 접종률이 세계 모든 지역에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세계보건기구 탈퇴 등으로 감염병 예방에 대한 국제협력이 어긋나면서 위기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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