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고국 팬들 앞에서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신네르는 18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 시리즈 이탈리아 오픈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를 세트 스코어 2-0(6:4/6:4)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신네르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 이어 테니스 역사상 두 번째로 9개 마스터스 1000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골든 마스터스'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마스터스 1000은 4대 그랜드슬램 바로 아래 등급의 대회다. 신네르는 올해 열린 마스터스 1000 5개 대회를 모조리 휩쓸었다.
만 24살9개월의 나이인 신네르는 조코비치가 31살에 이룬 기록을 7년이나 앞당기며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자신이 보유한 마스터스 1000 등급 대회 연승 기록을 34연승으로 늘렸다. 올 시즌 공식 경기 29연승 및 클레이 코트 17전 전승이라는 경이로운 무패 행진 또한 이어가고 있다.
신네르의 이번 우승은 이탈리아 홈 팬들에게도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탈리아 남자 선수가 안방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오픈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1976년 아드리아노 파나타 이후 50년 만이다. 100만7165유로(17억5000만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조르조 미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은 신네르는 관중석의 전설 파나타를 향해 “아드리아노, 50년 만에 마침내 이 중요한 트로피를 되찾아왔습니다”라고 외쳐 홈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대기록 달성 직후 조코비치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이 특별한 방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축하를 건넸다.
신네르는 이제 파리로 향한다. 24일 개막하는 프랑스 오픈은 신네르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메이저 대회다. 이미 호주 오픈 2연패(2024~2025년)를 비롯해 윔블던(2025년)과 유에스(US)오픈(2024년)을 쓸어 담은 신네르가 프랑스 오픈마저 제패할 경우, 역사상 10번째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하게 된다. 강력한 맞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가 손목 부상 여파로 프랑스 오픈에 결장하는 터라 신네르의 또 다른 기록 달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