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1분기’ HD한국조선해양, 하반기 ‘노조·화재’ 변수 넘어야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3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LNG 화물선을 둘러본 뒤 정기선 HD현대 회장(왼쪽 여섯째) 등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13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LNG 화물선을 둘러본 뒤 정기선 HD현대 회장(왼쪽 여섯째) 등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고부가 선박의 본격적인 건조 효과에 힘입어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의 분기 마진을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연간 실적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하반기 예견된 노사 협상과 일회성 비용 정산 등 재무적 변수들을 매끄럽게 조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HD한국조선해양은 하반기 예고된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재무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이 영업이익 4411억원(영업이익률 13.7%), 삼성중공업이 2731억원(영업이익률 9.4%)을 기록한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은 이들 경쟁사 합산치의 두 배에 달하는 1조3560억원(영업이익률 16.7%)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이익 규모와 수익성에서 차이를 증명했다.

1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률 16.7%는 지난 2019년 6월 HD한국조선해양이 중간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이후 최대치다.

다만 사측은 이같은 기대 이상의 성적표가 하반기 노사 협상과 사고 비용 정산 국면에서 오히려 재무적 요구 압박을 키우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실적 개선이 일회성 이익이나 환율 효과가 아닌 순수 건조 마진과 생산성 향상에 따른 결과로 확인되면서, 향후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노조의 분배 요구 명분은 한층 강해진 상황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핵심 사업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연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구체적인 성과배분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는 조만간 해당 요구안을 사측에 정식 전달할 예정이며, 사측 역시 단기 실적 연동에 따른 장기 고정비 부담(호황기에 오른 임금 및 성과급 기준이 불황기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 현상)과 향후 파업 시 발생할 공정 지연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내부적인 설득 논리를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노사는 다음달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율에 나선다. 

여기에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창정비 공정 중 발생한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화재 사고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무·재무적 정비 작업도 긴박하게 진행 중이다.

해당 사고는 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대형 화재로 내부가 심각하게 소실돼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하는 중대재해로 이어졌다.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인 ‘수리 불가능’ 판정이 내려질 경우 수천억 원 규모의 배상 책임과 최장 1년간의 공공 방산 입찰 제한 리스크까지 안게 된다.

사측은 지난 7일 열린 1분기 실적 설명회(컨퍼런스콜)를 통해 아직 정확한 사고 피해 액수가 나오지 않아 올해 2분기(상반기) 실적까지는 관련된 화재 비용을 장부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러한 하반기 리스크 요인들을 상쇄할 만큼의 강력한 수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사측에 고무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4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7439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바로 전날에도 LNG 운반선 2척 수주를 공시했던 사측은 이틀 연속 대형 계약을 따냈다. 

업계에 따르면 13일 공시 계약의 발주사는 싱가포르 기반의 글로벌 해운 가스업체인 BW LNG이며, 14일 공시 건은 유럽계 자산운용사 헤이핀(Hayfin)이 투자 성격으로 발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서만 총 98척의 신규 선박을 쓸어 담았다. 누적 수주 금액은 118억2000만달러로 상반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연간 수주 목표치(233억1000만달러)의 50.7%를 돌파했다.

국내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사 노조는 역대급 실적 지표가 발표되면 강경한 태도로 전환하는 경향이 짙다”며 “사측이 장기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상을 무리하게 끌다가 도크가 가동을 멈추는 파업 사태로 이어질 시, 선박 인도 지연에 따른 벌금 탓에 하반기 마진이 훼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밀 장비와 특수 자재가 밀집된 잠수함 화재의 경우 겉으로 계산된 수리비보다 훨씬 더 큰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HD한국조선해양은 잠수함 화재 리스크를 빠르게 털어내고 군과의 후속 방산 계약을 차질 없이 지켜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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