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장·검찰 측 공방…피해자 측 "CCTV 열람 거부당해"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인천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 김모씨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가 15일 인천 강화군 색동원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2026.5.15 soonseok02@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이곳엔 CCTV가 앞뒤로 총 2대 설치돼 있습니다."
15일 오후 2시께 인천 강화군에 있는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의 원장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 판사들이 들어와 내부를 꼼꼼하게 살폈다. 이 공간에서 범행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시설장 김모씨의 변호인은 원장실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아는 김씨가 이곳에서 입소자들을 성폭행했을 리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장을 함께 둘러본 검사는 "두 대가 있어도 (모든 장소가) 다 커버되지 않는다. 사각지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의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상해·장애인피보호자 강간 등) 등 혐의 사건 공판의 일환으로 색동원에 대한 현장검증에 나섰다.
검찰, 김씨, 피해자 측 대리인들이 동행한 현장검증에선 김씨 측이 시설 구조상 성폭행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 검찰과 피해자 측이 반박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피해자 측 대리인이 "피고인 측에서 사각지대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피해자 측이 CCTV를 보여달라고 했는데도 거부했다"고 지적하자 김씨 변호인은 "관련 기준이 있고,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조치였다"고 맞섰다.
범행 장소로 지목된 화장실 맞은편에 당직자용 의자가 있기 때문에 발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김씨 변호인 주장에 검찰 측이 "당시 당직자가 제대로 근무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장인 염 부장판사는 양측 주장을 들으며 해당 의자에 직접 앉아봤다.
당직자 휴게실, 식당, 입소자 방 등에서 차례로 이뤄진 현장검증은 1시간 20분 만인 오후 3시 20분께 종료됐다.
엄 부장판사는 취재진에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며 "법정에서 피해자 의사와 진술 내용이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장검증은 김씨 측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피해자 진술을 믿기 어려우니 재판부가 직접 현장을 살펴봐달라는 취지다.
김씨는 2012년 5월∼2025년 7월 색동원 입소자 3명을 성폭행하고 1명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 3월 19일 구속기소됐다.
성폭행에 저항하는 피해자 머리에 유리컵을 던져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다음 공판은 오는 1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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