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요약]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분석 결과, 대출이 있는 청년(19~34세) 중 58.9%가 2개 이상의 금융기관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로 나타남.
· 청년 대출은 500만 원 미만 등 소액 구간 비중이 높지만, 20대 채무자의 60.7%가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이며 7개 이상 대출자 비율도 13.6%에 달해 부채 구조가 극히 취약함.
· 부양가족 없는 청년 1인 가구의 생계비 인정 한계 및 불안정한 고용 등으로 기존 채무조정제도마저 겉돌고 있어 통합적인 사후 관리와 재기 지원이 시급함.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최신 실태 자료를 수치로 직접 확인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참담하고 심각한 것 같습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19~34세 청년 중 절반이 넘는 55.5%가 이미 대출을 떠안고 있는 데다, 대출이 있는 청년 409만여 명 중 무려 58.9%(약 241만 명)가 대출이 2개 이상인 '다중채무자'라고 하더라고요. 전 연령대를 통틀어 대출 보유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유독 청년층만 감소 폭이 1.7%p로 가장 낮았다는 대목에서 깊은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돌려막기로 버티는 소액 대출, 무려 13.6%가 대출 ‘7개 이상’
기사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청년층 부채의 '질적인 구조'였습니다. 흔히 청년 빚투나 영끌이라고 하면 큰 금액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총대출액이 '5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21.7%, '1천만~3천만 원 미만'이 21.8%로 대부분 소액 구간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거액의 투자를 위해 빚을 낸 것이 아니라, 당장의 생활비나 학비,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쪼개서 빌려 쓴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수치인 셈이죠.
더 무서운 건 대출 건수입니다. 대출이 7개 이상인 청년 비율이 무려 13.6%에 달한다고 하네요. 40대나 50대, 60대 이상에서는 7개 이상 대출 보유자 비율이 모두 1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입니다. 한 군데서 빌려 쓰고, 그걸 막기 위해 다른 곳에서 또 빌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청년층에서 가장 가혹하게 작동하고 있는 게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20대 채무자의 60.7%는 이미 신용평점 7등급(829점) 이하인 저신용자로 분류되고, 90일 이상 장기 연체 비율 또한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위태롭기 짝이 없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1인 가구 청년, 제도의 문턱마저 높았다
그렇다면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에서 빠져나올 길이라도 탄탄해야 할 텐데, 보고서에서 짚어낸 현행 채무조정제도의 한계 역시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개인회생 과정에서 부양가족이 없는 청년 1인 가구는 생계비 인정 수준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실제 매달 갚아나가야 하는 변제액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합니다.
아르바이트나 단기 계약직 등 고용 상태가 불안정한 청년들은 중간에 소득이 끊기거나 줄어드는 일이 빈번한데, 변제액을 조정하거나 유예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거의 없다 보니 결국 면책을 코앞에 두고 다시 대부업체나 사채로 손을 뻗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하더라고요.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 역시 협약 기관 대출에만 한정되는 등 사각지대가 뚜렷하고, 상담 창구에서도 복지나 고용 제도를 단순 안내하는 수준에 그쳐 실질적인 자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순한 숫자가 아닌, 우리 청년들의 잃어버린 내일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혹은 이제 막 제 힘으로 서보려던 찰나에 신용불량과 빚더미라는 무거운 족쇄부터 차게 된 청년들의 심정이 얼마나 막막하고 두려울지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학자금 대출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취업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물가와 월세는 치솟는데 기댈 곳은 2금융권 소액 대출뿐이었을 그 고단한 하루하루가 머릿속에 그려져 내내 마음이 아립니다.
청년 채무는 단순히 개인의 나태함이나 무책임 탓으로 돌려버릴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일자리와 복지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