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죄로 무기징역까지 확정된 사람이 피해자의 사망을 이유로 유족연금을 받아 갔다면 그 돈은 당연히 돌려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가평 계곡살인 사건의 이은해가 수령한 유족연금 1,300만원이 아직까지 한 푼도 환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미 무기징역이 확정된 사건인데 왜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지 의아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이은해가 교도소에 장기간 수감돼 있고, 본인 명의의 재산도 확인되지 않아 압류나 강제집행이 어렵다는 것이 국민연금공단의 설명이더군요.
이은해는 2019년 남편을 살해한 뒤 유족연금을 신청했고, 매달 약 46만원씩 28개월 동안 총 1,300만원가량을 받았습니다. 이후 2023년 대법원판결에 따라 유족연금 수급권이 취소됐지만 이미 지급된 돈은 그대로 미환수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참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남겨진 유족의 생계를 보호하라고 만든 제도가 정작 피해자를 살해한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니까요.
물론 국민연금공단도 법적인 절차에 따라 환수를 추진해야 하고, 재산이 없는 사람에게서 당장 돈을 받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겁니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어쩔 수 없는 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너무 심각해 보입니다.
더 놀라운 건 이은해 사건이 유족연금 부정수급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유족연금 부정수급은 34건, 금액으로는 약 4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 환수된 금액은 2억3,000만원으로 전체의 56.3% 수준에 그쳤습니다. 적발된 금액 중 상당 부분이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셈이죠.
심지어 배우자가 해외로 출국했는데도 사망한 것처럼 허위 신고하고 무려 22년 동안 유족연금을 받아 간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령한 돈이 약 9,600만원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2023년 배우자가 귀국하면서 부정수급 사실이 드러났다고 하네요.
22년 동안이나 허위 신고에 따른 연금 지급이 이어졌다는 사실은 관리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이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며 유지되는 제도입니다. 직장인들은 월급에서 보험료가 빠져나가고, 지역가입자들도 부담을 감수하며 납부하고 있죠. 그런 돈이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되고 제대로 회수되지 않는다면 성실하게 납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정수급을 적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관리가 더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재산이 없어서 환수가 어렵다면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추후 재산 변동을 확인하고 회수 절차를 이어갈 수 있어야겠죠.
특히 이은해 사건처럼 중대한 범죄와 연결된 부정수급은 일반적인 행정 착오와 구분해 더욱 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수가 어렵다는 설명만 반복된다면 국민들이 제도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다만 재산이 없다는 이유로 환수가 지연되는 문제와 애초에 부정수급을 걸러내지 못한 문제는 구분해서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급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정보가 무엇인지, 사후에 부정수급을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잘못 지급된 돈을 찾아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로 회수할 수 있어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겠죠.
이번 소식을 보니 국민연금 부정수급에 대한 사후 관리와 환수 제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장기간에 걸친 부정수급을 조기에 발견할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우 수감 중이거나 재산이 없어도 향후 재산이 생기면 환수할 수 있도록 추적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