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요약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사흘째 길이 3~3.5m 크기의 상어가 나타나 배회하면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아침 최초 신고가 접수된 이후 SNS와 커뮤니티에는 상어를 촬영한 영상과 주차장이 미어터지는 인증 사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근 카페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대기시간이 40분을 넘어서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으며, 국회의원까지 현장을 찾아 상어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상어에게 '북항이'라는 이름을 붙이거나 야구단 유니폼 제작을 제안하는 등 즐거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상어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해당 상어를 위험 어종인 '무태상어'로 추정하고 있으며, 부산시와 해경은 억지로 몰아내기보다 상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논평
뉴스 기사를 보면서 제 눈을 몇 번이나 의심했는지 몰라요. 수족관도 아니고 우리가 평소에 산책하러 다니는 공원 앞 수로에 커다란 상어가 헤엄치고 다닌다니 정말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벌어졌더라구요. 그것도 길이가 3m가 넘는 거대한 상어가 며칠째 그 작은 수로를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다니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세상에 별일이 다 있다 싶기도 합니다.
사실 처음 기사를 접했을 때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상어라고 하면 다들 영화 '죠스'나 뉴스에서 보던 무서운 식인 상어부터 떠올리게 되잖아요. 그런데 공원 수로 난간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서서 상어가 지날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고 해맑게 구경하는 모습을 보니 참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인근 카페는 뜻밖의 대목을 맞아서 사장님 가족까지 총출동해 음료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하고, 자갈치 시장 가서 고등어라도 사다 주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는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갑갑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 이런 희한한 구경거리가 생기니 많은 분들이 신선한 재미로 느끼신 모양이에요. 상어한테 '북항이'라는 친근한 이름까지 붙여주고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오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학적인 정서와 유쾌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따져보면 이게 그저 허허 웃고 넘어갈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립수산과학원 발표를 보니 이 상어가 공격성이 상당한 '무태상어'로 추정된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리 순해 보인다 해도 본능이 있는 야생 대형 어종인데, 혹시라도 사람이 물에 빠지거나 상어가 자극을 받아 날뛰기라도 하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인 건 분명하거든요. 사람이 모여들어서 우와 하고 소리치고 사진을 찍는 그 열기 뒤편에는 늘 안전사고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게다가 상어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얼마나 지치고 무서울까요. 바다라는 넓고 깊은 터전을 두고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 작고 얕은 수로에 갇히게 되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사흘이 넘도록 수로에서 나가지 못하고 저러고 있는 건 분명 어딘가 길을 잃었거나 몸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일 텐데,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소음 속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 마음이 쓰이네요. 잘못하다가 저 좁은 수로에서 기력을 다해 죽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조마조마한 걱정도 듭니다.
부산시와 해경이 억지로 상어를 자극해서 쫓아내기보다 스스로 빠져나가도록 기다리고 있는 판단은 참 다행이라고 봅니다. 야생 동물을 다룰 때는 인간의 호기심보다 생명의 안전과 생태계 법칙을 먼저 배려하는 게 맞으니까요. 구경하러 가시는 분들도 너무 가까이 붙어서 상어를 자극하거나 쓰레기를 던지는 일 없이 질서를 잘 지켜주셨으면 좋겠어요. 모처럼 찾아온 이 이색적인 풍경이 누군가의 다침이나 동물에 대한 학대로 번지지 않고, 그 상어가 무사히 푸른 큰 바다로 잘 돌아갔다는 기분 좋은 결말 뉴스로 마무리되기를 마음 깊이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