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도와줬는데 돌아온 대답이 광대극이라니, 우리가 보낸 식량과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30년 넘게 도와줬는데 돌아온 대답이 광대극이라니, 우리가 보낸 식량과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최근 북한 김여정이 우리 정부의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두고 광대극이자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우리 정부가 북한 평양 강동군병원에 의료장비 166종을 지원하려던 계획을 문제 삼은 겁니다.

 

북한 주민들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고 유엔의 대북제재 면제 승인까지 받은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고맙다는 말은커녕 국가에 대한 모독이자 주권침해라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도움을 받겠다고 요청하지 않은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적절했는지는 따져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두고 우리 정부를 조롱하고 적대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는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

습니다.

 

더 답답한 것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북 지원은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을 덜어주기 위해 쌀 15만 톤을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이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식량과 비료 지원이 확대됐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같은 경제

협력 사업도 추진됐습니다.

 

통일부 공식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정부 당국이 직접 제공한 무상지원은 1조 1,258억 원, 식량차관은 

8,728억 원입니다.

 

두 항목만 합쳐도 1조 9,986억 원입니다.

 

민간단체와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흘러 들어간 자금은 이 합계에 포함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지원하고 교류했지만 북한이 보여준 행보는 우리가 기대했던 방향과 상당히 달랐습니다.

 

2006년 북한은 첫 번째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09년과 2013년에도 핵실험을 이어갔고 2016년에는 두 차례, 2017년에는 여섯 번째 핵실험까지 감행했습니

다.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할 여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는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온 것입

니다.

 

지원 물자가 어디로 갔는지에 관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2008년에는 우리나라가 지원한 쌀 포대가 북한의 군부대에서 발견됐다는 군 관계자의 증언이 보도됐습니다.

 

1999년 미국 회계감사원 보고서에서도 북한 당국이 국제 식량지원의 분배 감시를 제한해 최종 수혜자를 충분

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개성공단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2016년 당시 정부는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유입된 외화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

니다.

 

다만 특정 자금이 핵개발에 직접 사용됐다는 결정적인 증거까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부분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원한 돈이 그대로 핵무기를 만드는 데 들어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식량과 물자를 공급받으면 북한 정권이 다른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원의 의도가 아니라 그 결과입니다.

 

북한 주민을 돕겠다는 명분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그 지원이 정권의 통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작용한

다면 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이제 북한 당국을 상대로 한 무조건적인 지원은 중단

 

북한이 먼저 요청하지도 않고,

분배 과정을 확인할 수도 없고,

지원을 제안하면 오히려 모욕적인 반응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계속 지원 방안을 찾아 나설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원을 끊으면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가볍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지원 방식이 정권의 부담을 대신 떠안아 주면서 북한 주민들이 겪는 구조적인 고통을 장기화하

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당장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선택이 오히려 변화를 늦추고 더 오랜 고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

니다.

 

반대로 지원을 중단한다고 북한 체제가 저절로 무너지거나 주민들의 생활이 곧바로 나아진다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과 주민을 구분하는 일입니다.

 

정권이 통제하는 불투명한 지원은 중단하되, 국제기구 등을 통해 실제 주민에게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긴급 구호까지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인도주의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인도주의라는 이름으로 책임과 검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30년 넘게 대북 지원을 이어오면서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제는 그 경험으로 정책의 실효성을 따져볼 때입니다.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삶보다 군사력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한, 외부의 지원만으로 그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

습니다.

 

언제까지 북한 당국이 책임져야 할 문제를 우리가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해야 할까요.

 

저는 오히려 북한 정권이 스스로 선택한 정책의 결과를 직접 감당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의가 반복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원을 계속하는 것보다 지원의 조건을 분명하게 세우고 지켜보는 것이 더 책임 있는 선택일 수 있습

니다.

 

이제 우리도 대북 지원의 규모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지난 지원이 어떤 성과를 남겼는지부터 냉정하게 평가해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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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규일#t1JH
    대한민국과 북한은 특수관계인 나라입니다.
    통상적인 기부앤테이크로 생각하면 통일의 길은 멀어질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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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해뭐해#GhtL
    인도적 차원의 지원인데 반응이 너무 씁쓸하네요.
    좋은 취지라도 서로 소통이 먼저였으면 좋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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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곡전사#sSYR
    참북한도 정말 뻔뻔하네요 도올 필요가 있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