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이라는 말을 들으면 예전 방식 그대로 지은 집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전통 구조 안에 서양식 창호와 근대식 위생시설이 함께 들어간 집도 있었어요. 전북 임실의 박경수 고택이 임실 성가리 근대한옥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올랐다는 소식을 읽으니, 오래된 집을 보는 기준이 조금 넓어지는 듯했어요.
이 집은 박용만 선생의 둘째 아들 박경수 씨가 본가에서 분가하면서 지은 주택이라고 해요. 당시 지역 명망가의 생활상과 부농의 주거 형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하죠. 건축적으로는 7칸에 4칸 규모인 안채와 근대식 정원이 어우러져, 한옥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볼 자료로 평가받았어요. 그러니 옛것과 다른 요소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통성이 약해졌다고 단순하게 볼 일은 아니겠어요.
특히 건물에 남은 상량 기록으로 정확한 건축 연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 흥미로웠어요. 겉모습만 오래된 것이 아니라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는 기록까지 남아 있다는 뜻이죠. 또한 원형이 훼손되지 않은 채 시대적 변화의 흔적이 잘 보존된 점도 등록 과정에서 높이 평가했다고 해요. 이번에는 필수보존요소를 정해 앞으로 인위적인 변형을 최소화할 관리 기반도 마련했다니,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한 부분이 중요하겠어요.
임실군은 천도교 임실교당과 임실성당 사제관 등 다른 근대 역사문화자원과도 연계할 방침이라고 해요. 아직 계획인 만큼 이미 하나의 관람 코스가 완성됐다고 받아들이지는 않아야겠죠. 저는 이런 공간이 멋진 사진의 배경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서 어떤 생활의 변화가 있었는지 알려주는 장소로 이어졌으면 해요. 건물의 형태와 함께 남겨진 기록까지 차근차근 소개한다면 지역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