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무화 앞서 생산시설 투자비 최대 50% 보조·세액공제 도입
전문가들 "원료 공급망 구축 지원·환경성 검증 함께 이뤄져야"

지속가능항공유(SAF) 공급의무화가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생산시설 투자와 원료 공급망 구축을 뒷받침할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공급의무 부과와 함께 설비투자 보조금과 생산 인센티브 등을 확대하는 반면 한국은 세액공제 중심의 지원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되 원료와 생산방식의 환경성을 검증하는 선별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지속가능 운송 투자계획(STIP)'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항공·해운 대체연료 분야에 최소 29억유로 규모의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EU 예산 보증을 활용한 20억유로 규모의 투자 지원과 혁신기금 등을 통해 민간 자본의 참여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합성항공유(e-SAF) 생산 프로젝트에도 혁신기금 1억5300만유로를 배정했다.
생산시설 지원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에도 나선다. EU는 SAF 생산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중개체계를 마련해 장기적인 판매 불확실성을 줄일 방침이다. 회원국이 참여하는 'e-SAF 선도 연합' 시범사업을 통해 최소 5억유로를 동원하고, 생산자와 구매자를 연계하는 공동 입찰 방식도 추진한다. 생산기업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시장 기반까지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일본은 한국보다 공급의무화 도입 시점이 늦지만 생산시설 지원에는 먼저 착수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4년부터 5년간 총 3368억엔을 투입해 폐식용유 기반 SAF 생산시설 투자비의 3분의 1, 알코올 기반 시설 투자비의 절반을 보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SAF 생산·판매량에 따라 리터당 30엔의 세액공제도 지원한다. 일본 정부는 올해 7월 주요 7개 공항의 국제선 항공유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2030년도부터 SAF 1% 이상 공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한국은 세제 지원이 중심이다. 바이오 기반 SAF는 국가전략기술 관련 세액공제 대상이지만 전용 생산시설 건설비를 직접 보조하는 방안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신규 설비투자를 위한 정책금융과 원료 구매자금 지원 역시 추진 과제로 제시됐을 뿐 지원 규모와 시행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의무비율 확대에 맞춰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재훈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의무화는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해외 경쟁국에 걸맞은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정적인 바이오매스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원 확대가 곧 무조건적인 보조금 지급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SAF는 원료의 종류와 생산방식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두리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SAF라는 이유로 모든 원료나 생산방식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엄격한 지속가능성 기준 속에서 관련 기후 영향을 충분히 반영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