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리캡 자금 상환 후 주식담보대출 전환…금융비용 고려

사모펀드(PEF) 운용사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가 현대힘스 지분을 담보로 조달한 대출 규모를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통해 기존 리캡(자본재조정) 자금을 상환한 이후 신규로 조달한 주식담보대출의 만기를 연장하고, 일부 자금을 추가 확보한 셈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이앤PE가 현대힘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허큘리스홀딩스는 최근 NH투자증권과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변경했다. 기존 500억원이었던 대출 규모를 600억원으로 100억원 증액하고, 만기를 지난달 19일에서 내년 4월 19일로 6개월 연장했다.
대출 조건도 일부 조정됐다. 금리는 기존 연 5.0%에서 5.7%로 0.7%포인트(p) 높아졌으며, 담보유지비율도 180%에서 200%로 상향됐다. 담보로 제공한 현대힘스 주식은 532만1980주에서 1053만5559주로 늘었다. 전체 발행주식 대비 담보 제공 비율은 14.99%에서 29.67%로 확대됐다.
이번 계약 변경은 기존 인수금융을 새로운 대출로 차환하는 일반적인 리파이낸싱과는 성격이 다르다. 제이앤PE는 지난해 3월 현대힘스를 대상으로 리캡을 실시했지만, 같은해 10월 블록딜을 진행하면서 관련 차입금을 전액 상환했다. 이후 NH투자증권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신규로 조달했다.
제이앤PE가 인수금융 대신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한 배경에는 금융비용과 대출 약정 조건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인수금융은 차입자의 재무상태와 관련된 약정이 적용되며, 특정 거래나 재무구조 변경 과정에서 대주단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반면, 주식담보대출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가치와 담보유지비율 등을 중심으로 관리되는 구조다. 특히, 최근 인수금융 금리 수준이 7%대까지 올라가, 주식담보대출이 금융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이번 대출 증액에는 향후 발생할 금융비용 등을 고려한 자금 운용 계획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보다 잔여 지분 회수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추가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제이앤PE는 2019년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HD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던 현대힘스 지분 75%를 약 97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약 13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후 제이앤PE는 현대힘스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10월 블록딜을 통해 리캡 관련 차입금을 상환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올해 1월 블록딜 이후 추가적인 지분 변동은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허큘리스홀딩스가 보유한 현대힘스 지분은 35.07%(1245만4269주)다.
제이앤PE가 현대힘스 상장 이후 블록딜을 활용해 일부 투자금을 회수해 온 만큼 향후 잔여 지분의 매각 방식과 시점이 관심사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거래 추진 여부보다 시장 상황과 투자금 회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단계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제이앤PE 입장에서는 현대힘스 지분이 35%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블록딜보다는 경영권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향후 매각이 성사되면 상당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