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누가 잡느냐…삼성·현대차, 투자 지원·규제 향방 촉각 [韓, 대미 투자 셈법]

반도체 보조금·대중 수출통제는 현 기조 지속 전망
투자세액공제 연장·자동차 공급망 규제 등 변수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한국 기업들이 선거 이후 정책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세와 대중국 수출통제는 현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의회 구성에 따라 투자 지원제도와 규제 관련 입법 여건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기업들에는 지원의 지속성과 적용 조건이 기업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2일 주요 외신과 선거예측기관에 따르면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상원에서도 양당이 다수당 지위를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코트라의 ‘2026 미국 중간선거 전망과 통상·산업정책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선거 이후에도 미국의 제조업 강화와 공급망 재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을 유지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리는 반면, 민주당이 의석을 확대하면 예산·입법·감독 권한을 통한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사안은 미국 현지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파운드리 생산거점을,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필요한 만큼 세액공제의 적용 여부는 기업의 추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대상의 착공 기한을 올해 말에서 연장할지가 주요 변수라고 짚었다. 상원 재무위원회 양당 지도부가 연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실제 입법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미국에서 추가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에는 연장 여부가 투자 일정과 세금 부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지원법인 ‘칩스법’ 보조금은 선거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확보된 예산을 집행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 투자기업에는 기존 약정에 따른 지급 조건과 일정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역시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판매에 비판적이어서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중국향 AI 반도체 판매 제한이 이어지면 이들 고객사에 메모리를 공급하는 한국 기업도 제품별 수요와 공급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자동차·배터리 업계에는 반(反)중국 정책의 지속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미국 생산 기반을 확충하는 기업에는 현지 공급망 진입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중국산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국·러시아산 통신 및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판매를 제한하는 ‘커넥티드카 규제’와 관련한 입법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국 완성차와 부품업체도 미국 판매 차량에 들어가는 기술과 부품의 공급망을 점검해야 하는 사안이다.

관세는 행정부 권한이 커 중간선거만으로 급격한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국내 생산 차량의 대미 수출을 둘러싼 기본적인 사업 여건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은 선거 이후 연말 국방수권법 협상에 시선이 쏠린다. 조선소 지원과 등 국방사업의 예산한도를 승인하는 법으로, 현 의회가 이를 확정할지 아니면 이번 중간선거로 만들어진 새 의회로 논의가 넘어갈지가 변수다. 조선소 보조금이 신설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투자 부담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김준희 코트라 워싱턴DC 무역관은 “의회 구도와 무관하게 제조업 강화·공급망 재편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에는 기회가 되는 반면, 특정국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관세·원산지 부담이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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