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석유 공룡들이 ‘전쟁 특수’로 높은 순익을 올렸지만 설비투자를 늘리는 대신 부채를 상환하거나 주가를 부양하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 석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지만 석유제품 공급난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지시간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엑손모빌·셰브런과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셸, 프랑스 토탈에너지 5개사의 올 3분기 합산 순이익은 500억 달러(약 67조 20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 석유제품 생산이 크게 차질을 빚은 데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제 설비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공급 부족이 확대돼 정제마진이 크게 뛴 영향입니다.
그러나 석유 기업들은 정제 설비에 신규 투자하는 대신 빚을 갚거나 주가 부양에 나섰다고 FT는 지적했습니다. 셸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50억 달러로 기존 30억 달러보다 70% 가까이 늘렸습니다. 엑손모빌은 내년 2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BP는 불어난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부채 상환에 쓰기로 했습니다.
석유 기업들의 이 같은 선택은 전쟁이 끝나면 에너지 전환에 따라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경유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라보뱅크의 조 드라우라 수석 에너지 전략가는 “유가를 더욱 상승시키고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