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현지시각) 치러진 불가리아 대선에서 친러 성향의 일리아나 요토바(62) 현 대통령 직무대행이 승리했다. 불가리아의 첫 여성 직선제 선출 대통령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불가리아에서 친러 정책을 펴는 루멘 라데프 총리의 권력 장악력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불가리아 방송사 등 보도를 보면, 불가리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는 2일 개표율 99.95%인 상황에서 요토바가 57.58%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안드레이 규로프 전 총리는 39.47%의 표를 획득했다. 투표율은 29%에 그쳤다. 불가리아는 지난달 25일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아 이날 결선투표를 치렀다. 규로프 후보는 지지자들 앞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요토바는 올 초 총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직에서 사임한 라데프 총리가 압승을 거두기 전까지 9년 동안 그의 부통령으로 재임했다. 그가 총리가 된 뒤에는 대통령 직무대행을 수행해왔다. 언론인 출신으로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요토바는 라데프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해왔다. 라데프 총리는 요토바의 승리로 대외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강화하게 됐다.
불가리아는 내각제 국가로 의회에서 선출된 총리가 실질적인 통치권을 행사한다. 5년 임기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군 최고 통수권자로 권한이 제한된 국가원수 역할을 한다. 요토바는 직선제로 선출됐다는 점에서 국내외 무대에서 상당한 발언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불가리아 최초의 여성 선출직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요토바는 승리가 확정된 뒤 라데프 총리에게 “당신이 없었다면 우리는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불가리아 국민과 그들의 일상, 소득, 평화, 그리고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요토바의 승리는 불가리아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 나왔다. 라데프 총리는 이날 밤 기자들에게 “방향은 명확하고, 되돌아가는 일은 없다”며 “우리에게 이번 선거는 우리가 택한 노선의 정당성을 입증해 주었으며, 더욱 결단력 있고 효과적인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