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남편은 이혼소송이 시작된 이후 따로 살게 됐다. 아내는 집에서 자녀들과 함께 지냈다. 아내는 소득이 없어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법원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남편이 아내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혼이 확정된 뒤에도 남편이 기존 법원 결정에 따라 돈을 계속 지급했다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남편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전액은 아니며 지급됐던 금원의 성격을 구분해 이혼이 확정된 후에도 전 아내의 생활비(부양료) 명목으로 지급된 몫만 돌려받을 수 있다.
이혼소송 중이라고 해서 부부 사이에 있었던 법적 의무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부부는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존재한다.
부부가 이혼 예정중이라는 등의 이유로 별거 중인 경우 한쪽 배우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부양의무를 근거로 상대방에게 생활비를 요구할 수 있다. 이혼소송이 길어지는 경우 생활비나 자녀 양육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가정법원이 임시로 지급을 명령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혼이 확정된 후에도 전 배우자에게 돈을 지급한 경우 돌려받을 수 있는지다. 실제 사건에서 이혼소송을 시작하면서 아내는 남편에게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 등 필요한 돈을 매달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법원은 남편이 아내에게 매달 18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사전처분을 내렸다.
이 돈에는 아내에 대한 생활비뿐 아니라 자녀들의 일상적인 양육비와 국내 의료비, 교육비, 관리비, 차량 유지비 등이 포함됐다. 이후 2심에서 이혼청구 부분이 먼저 판단돼 둘 사이에 이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확정됐다.
하지만 재산분할과 양육비 등 나머지 쟁점은 약 4개월 후 확정됐다. 남편은 이혼이 확정된 뒤에도 기존 법원 결정에 따라 매달 1800만원을 지급했고 모든 쟁점이 마무리되자 아내에게 반환 청구를 했다.
대법원은 이혼이 확정된 뒤 지급한 돈 가운데 전 배우자의 생활비에 해당하는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법은 법률상 혼인관계를 전제로 부부가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혼이 확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우자에 대한 부양 의무도 끝난다. 이혼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는 전 배우자의 생활비를 지급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녀의 양육비와 의료비, 교육비 등은 별도로 봐야 한다. 이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는 계속 이어지게 된다. 매달 지급한 1800만원 중에는 전 배우자의 생활비와 자녀들의 양육·의료·교육비 등이 함께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전 배우자의 생활비와 자녀들을 위한 비용이 각각 얼마였는지 구체적으로 따져 돌려받을 부분을 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