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커뮤니티 예약관리시스템 해킹…RF카드번호 등 입주민 정보유출 조사
입주민 디지털 서비스 확대에 정보수집·활용 확대…전문가 "국토부 가이드라인 필요"
(세종=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GS건설의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예약관리 시스템이 해킹 피해를 보면서 건설업계의 입주민 개인정보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 속에 스마트홈과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입주민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하는 범위도 넓어졌지만, 이에 상응하는 정보보안 관리 체계는 충분히 갖춰졌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달 28일 오후 11시께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예약관리시스템에 외부의 비정상적인 접근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GS건설은 일부 입주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피해 범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출 가능성이 있는 정보는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성별, 이메일, 주소 등 기본 신상정보뿐 아니라 회원번호, 거주유형, 세대주 여부, 회원가입 일시, 최종 로그인 IP 주소, RF카드번호, 관리자 ID 등이다.
비밀번호도 유출 가능 항목에 포함됐으나 암호화된 상태이며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정보와 계좌번호·카드번호 등 금융정보는 수집·보관하지 않아 유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GS건설은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아파트 첨단화로 건설사들이 분양·계약 과정에서 확보하던 고객정보를 넘어 입주민의 생활·주거·출입·인증 정보까지 폭넓게 수집·관리하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이용을 신청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회원 등록과 세대 인증, 출입 관리, 방문차량 등록, 각종 커뮤니티 시설 예약까지 입주민 전용 플랫폼에서 처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GS건설은 통합 주거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자이홈'을 통해 회원가입과 세대 연결, 공동현관 출입, 방문차량 등록, 커뮤니티 시설 예약, 스마트홈 제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홈닉', 현대건설은 '마이힐스'와 '마이디에이치',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스마트홈', DL이앤씨는 'e편한세상 스마트홈' 등 입주민 전용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홈 제어와 커뮤니티 이용 등 각종 디지털 주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백수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건설사들이 이처럼 입주민 대상 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안 정보보안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통신업과 달리 건설업은 그간 시공 중심 산업으로 인식돼 온 데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상대적으로 드물어 정보보안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아파트 서비스가 인터넷과 연결되는 접점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염 교수는 "특히 RF카드번호가 노출되면 출입과 연계될 수 있어 사생활 피해뿐 아니라 물리적인 보안 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에는 얼굴정보 등 생체정보를 활용해 출입을 통제하는 아파트도 많은데 이러한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아파트 단지의 입주민 정보를 하나의 정보시스템에서 공동 관리할 경우 정보 유출 시 피해 범위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아파트별 시스템 운영 구조와 인터넷 접점의 취약점 등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은 단지서버와 세대 간 망 분리 등 홈네트워크 설비의 보안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도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를 안전관리계획 대상에 포함해 정기적인 안전진단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들 규정은 주로 홈네트워크 설비와 망의 안전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커뮤니티 예약이나 출입·세대인증 서비스에서 어떤 개인정보를 얼마나 수집하고 어디에 보관하며 누가 접근하도록 할지 등을 공동주택 특성에 맞춰 정한 별도 기준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 교수는 "편리성이 높아질수록 그에 비례해 보안도 강화돼야 한다"며 "국토부에서 대규모 주거단지의 정보화로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기본 보안관리 체계와 네트워크 구성, 필요한 보안서비스나 장치 등을 가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를 모두 짓고 난 뒤 보안시스템을 추가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분양 단계부터 보안이 고려돼야 한다"며 "꼭 필요한 정보만 수집하고 철저하게 보호한 뒤 목적이 달성되면 완전히 파기하는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di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