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서 처음 만난 선수들이 12G 무패 우승이라니!' 美 독립리그 연합팀 위엄, 울산 꺾고 첫 출전 정상 [KBO 가을리그 현장리뷰]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 롱비치 코스트 선수단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롱비치 코스트 구단 공식 SNS 갈무리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함께 훈련할 기회조차 없었던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이 무패 우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돈 와카마쓰(63) 감독이 이끄는 롱비치 코스트가 창단 첫해 돌풍을 일으킨 울산 웨일즈를 꺾고 첫 출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롱비치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폴리그(Fall League) 결승전에서 울산 웨일즈에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롱비치는 예선 8승 2무, 준결승과 결승에서 2승을 추가해 12경기 무패(10승 2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승부를 뒤집은 것은 롱비치의 장타력이었다. 쿠퍼 베스트가 4회말 동점 3루타에 이어 7회말 다시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고, 쿠바 베스가 2사 후 역전 적시 2루타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울산이 달아날 기회를 놓칠 때마다 롱비치는 장타 한 방으로 응수했다. 올해 미국 파이오니어 리그에서도 타율 3할에 14홈런으로 활약했던 베스트는 기회 때마다 동점을 만드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수훈선수가 됐다.

롱비치는 올해 처음 울산을 찾은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이다. 당초 참가 예정이었던 멕시코 팀의 불참으로 뒤늦게 참가 기회를 얻었다. 롱비치 코스트와 오클랜드 볼러스 등 여러 독립리그 구단 소속 선수들이 모여 팀을 구성했고,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감독이었던 와카마쓰가 지휘봉을 잡았다.

준결승부터 극적인 승부가 이어졌다. 롱비치는 30일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0-2로 뒤지다 5회와 6회 한 점씩 따라붙은 뒤 9회말 2사에서 벤저민 로젠가드의 끝내기 투런포로 4-2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 웨일즈 박성웅이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롱비치 코스트와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울산 웨일즈 제공준우승에 그친 울산의 도전도 의미가 있었다. 올해 창단한 울산은 KBO 퓨처스리그에 처음 참가해 남부리그 1위를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이어 폴리그에서도 결승에 진출했다. 전날 KIA 타이거즈와 준결승에서는 9회말 박제범의 동점 적시타와 김성균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2-1 역전승까지 거뒀다. 프로에서 방출되거나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모여 창단 첫해 두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둔 것은 값진 성과였다.

이날 울산은 박문순(2루수)-노강민(3루수)-김서원(우익수)-하재훈(지명타자)-예진원(좌익수)-김성균(1루수)-박제범(포수)-김시완(중견수)-신준우(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박성웅이었다.

롱비치는 존스톤(좌익수)-콥 주니어(유격수)-이바라(1루수)-베스(지명타자)-오르테가(포수)-로즌가드(3루수)-자블란스키(2루수)-베스트(우익수)-산토스(중견수)로 맞섰다. 선발 투수는 일본인 우완 렌 아베-아리아스(24)였다.

선취점은 울산이 가져갔다. 1회초 선두타자 박문순이 아베-아리아스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터트렸고, 노강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이어 김서원이 한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전 적시타로 연결해 1-0 리드를 잡았다. 울산은 하재훈과 예진원의 연속 중전 안타로 만루까지 만들었으나, 김성균이 1루수 파울플라이, 박제범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롱비치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3회말 산토스의 우익선상 안타를 시작으로 콥 주니어의 내야안타, 이바라의 볼넷 등을 묶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베스의 1루 땅볼 때 김성균이 홈으로 정확히 송구해 득점을 막았고, 박성웅이 오르테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많은 야구팬이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울산 웨일즈와 롱비치 코스트의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을 찾았다. /사진=울산 웨일즈 제공롱비치의 첫 득점은 4회말 나왔다. 선두타자 로젠가드가 중전 안타로 출루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베스트가 중앙 담장을 직격하는 대형 3루타를 터트려 1-1 균형을 맞췄다. 박성웅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산토스의 땅볼을 직접 잡아 1루로 송구했고, 존스톤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한동안 이어진 균형은 7회 다시 깨졌다. 울산은 7회초 신준우의 좌전 안타와 박문순의 기습 번트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노강민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김서원이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롱비치가 투수를 콜리어로 교체했으나 하재훈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면서 울산이 2-1로 다시 앞섰다. 그러나 투수가 버드로 바뀐 뒤 예진원이 3루수 뜬공, 김성균이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1사 만루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위기를 넘긴 롱비치는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7회말 선두타자 베스트가 조제영의 공을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크게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앞서 동점 3루타를 때렸던 베스트는 또 한 번 장타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울산은 심재민을 마운드에 올렸고, 2사까지 순조롭게 잡아냈다. 하지만 콥 주니어의 깊숙한 내야안타에 이어 이바라의 2루 방면 타구도 내야안타가 되면서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타석에 들어선 베스가 승부를 갈랐다. 베스는 볼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우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대형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롱비치가 3-2 역전에 성공했다. 울산은 유토를 투입해 오르테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롱비치는 8회말 쐐기를 박았다. 1사에서 자블란스키가 유토를 상대로 볼넷, 산토스가 바뀐 조준혁을 상대로 우전 안타로 2사 1, 3루를 만들었다. 산토스는 포수가 공을 흘린 사이 2루를 훔쳤고 존스톤이 3B0S에서 바뀐 투수 김도규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쳤다. 뒤이어 이바라가 좌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점수는 6-2로 벌어졌다. 울산은 9회말 상위 타선으로 시작했지만,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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