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부진 털고 안방으로…V리그 ‘변화의 시즌’ 개막

현대캐피탈 레오나르도 레이바가 지난 4월 인천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을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국제무대에서 잇따라 고개를 숙인 한국 배구가 안방에서 반등을 노린다. 새 얼굴과 새 전력으로 무장한 V리그가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다시 녹일 수 있을까.

프로배구 V리그가 오는 31일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여자부 지에스(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맞대결로 2026~2027시즌의 막을 올린다. 남녀부 각 7개 팀은 내년 4월2일까지 6라운드, 팀당 36경기를 치른다. 포스트시즌은 4월5일부터 4월22일까지 펼쳐진다.

V리그는 대대적인 변화 속에 새 출발을 한다. 남녀부 14개 팀 가운데 8개 팀이 감독을 바꿨다. 남자부는 삼성화재·한국전력·케이비(KB)손해보험·우리카드, 여자부는 한국도로공사·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숲(SOOP) 수퍼스·정관장이 새 사령탑을 맞았다.

저마다 사연도 흥미롭다. 케이비손보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불과 얼마 전까지 남자 대표팀을 이끌던 지도자다. 대한항공의 전성기를 연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고 2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여자부에선 ‘데이터 배구’의 대가로 불리는 기업은행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의 합류와 3년9개월 만에 돌아온 정관장 권순찬 감독이 눈길을 끈다.

여자부는 전력이 한층 평준화됐다는 평가다.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은퇴, 감독 교체가 겹치며 판도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디펜딩 챔피언’ 지에스칼텍스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도로공사, 감독들이 첫손에 꼽은 경계 대상 기업은행이 주목받는다.

지에스(GS)칼텍스 지젤 실바가 지난 4월 김천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독보적 에이스 지젤 실바가 이끄는 지에스칼텍스는 V리그에 앞서 열린 코보(KOVO)컵에서도 도로공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기업은행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대표팀의 동메달을 이끈 마나베 감독의 지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재미동포 세터 오드리 박을 품은 것도 호재다. 최약체로 꼽히는 신생팀 숲이 열세를 얼마나 극복할지도 관심사다.

남자부는 올해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강 체제가 예상된다.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대한항공은 올 시즌 코보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건재함을 알렸다. 새 외국인 선수 잰더 케트진스키도 컵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합격점을 받았다. 한선수·정지석·임동혁 등 주축 선수들도 여전하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에이스 허수봉과 믿고 쓰는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를 앞세워 대한항공의 독주를 견제한다. 양강을 추격할 후보로는 한국전력과 케이비손보가 꼽힌다.

달라진 규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아웃 판정과 캐치볼, 네트 판정은 국제배구연맹(FIVB) 기준에 따른다. 지난 시즌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논란이 된 인·아웃 판독은 이번 시즌부터 공이 바닥과 닿는 어느 순간이든 라인에 걸쳐 있으면 ‘인'으로 본다. 코트 교대도 2세트가 끝난 뒤 하고, 5세트에 가면 동전 던지기로 코트와 서브권을 정한다. 5세트에서 한 팀이 8점에 이르면 코트를 바꾸는 방식은 그대로다.

아시아쿼터 제도도 자유계약제로 바뀌었다. 구단마다 경쟁력 있는 선수를 직접 골라 데려온 만큼 이들의 기량이 순위 싸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남자부 아시아쿼터 7명은 모두 새 얼굴이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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