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성E&A 경영진과 중동 사업 전략 논의
중동 9개국 임직원 730명·가족에 격려 선물 전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점검하고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신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중동 국가들이 석유·가스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AI 등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기존 원전·플랜트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은 이 회장이 21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 있는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장 직원들과 주요 시설을 둘러보며 공사 진행 일정과 안전관리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삼성E&A 경영진을 만나 중동 시장 변화에 따른 사업 전략과 신규 사업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는 삼성물산이 현지 건설사 트로잔 제너럴 컨트랙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 중인 1GW(기가와트) 규모의 전력 인프라 시설이다. UAE의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으로 향후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은 중동에서 축적한 원전·플랜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물산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UAE원자력공사(ENEC)와 글로벌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공동 개발·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E&A도 중동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UAE에서 2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타지즈(TA'ZIZ) 메탄올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약 4조70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 기반 암모니아 플랜트 사업을 확보했다.

특히 UAE는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비롯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전력과 에너지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의 기존 건설·플랜트 사업과 첨단산업 간 연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중동 주요국 정상들과의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2019년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첨단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도 건설·에너지·스마트시티 분야 협력 확대를 협의했다. 2024년 5월에는 방한한 무함마드 UAE 대통령과 회동했고 2025년 11월에는 UAE 경제사절단 일정에 동행해 현지 주요 인사들과 교류했다.
이번 UAE 방문은 이 회장의 지속적인 해외 현장경영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2022년 12월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찾았다. 2023년 추석 연휴에는 이스라엘 연구개발센터와 이집트 생산공장,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회장은 이번 알 다프라 발전소 방문에서도 직원 식당에서 현장 임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현지 생활과 근무 여건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삼성물산·삼성E&A 임직원들과 별도 간담회를 갖고 해외 사업 수행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도 청취했다.
앞서 16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이란 등 중동 9개국에 파견된 관계사 임직원 730명과 가족들에게 격려 선물과 감사 편지를 전달했다. 현지 임직원들에게는 300만~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국내 거주 가족들에게는 온누리상품권 200만~300만원을 지급했다.
이 회장은 편지에서 "각자 자리에서 보여주시는 책임감과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며 "회사는 언제나 여러분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3월에도 중동 3개국에 체류하는 임직원 500여명과 가족들에게 격려 선물과 편지를 전달했다. 해외 현장 직원들을 직접 만나고 가족까지 챙기는 현장 중심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