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재판서 원본 영상 제시…사설 경호원 동원해 폰 뺏고 귀국 종용 정황 담겨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을 강제로 귀국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기 오산시 한신대학교 관계자 3명에 대한 재판에서 이들이 버스 안에서 유학생들을 협박하고 휴대전화를 강제로 수거하는 정황이 담긴 영상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촬영 이영주]
8일 수원지법 형사15부(정윤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외이송약취, 특수감금, 특수강요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2023년 11월 27일 유학생 출국 당일 버스 내부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재생했다.
해당 영상은 출국 당일 버스 안에서 한신대 측 통역 지원 직원이 직접 촬영한 것이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유학생들이 몰래 촬영한 영상이 언론에 보도되며 관계자들의 육성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한신대 측이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상에는 버스 좌석에 줄지어 앉은 유학생들과 통로 곳곳에 배치된 사설 경호원들의 모습이 담겼다. 한신대 관계자는 버스 앞쪽에서 마이크를 들고 유학생들을 향해 직접 발언을 이어갔다.
이 관계자는 버스에 탑승한 20여 명의 유학생에게 "원래 평택출입국사무소로 가기로 했지만, 지금 사정이 바뀌어 인천(공항)으로 갈 것"이라며 "비자 서류 미비로 승인이 거절될 것이고, 그럼 여러분들은 출입국 위반으로 감옥에 가게 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어 "이걸 어기면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감옥에 있다가 강제 출국을 당하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못 들어온다"며 "3개월 뒤에 조건을 다시 채워서 학교에 오라"고 귀국을 종용하는 말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든 건 너희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지금부터 휴대전화를 다 수거하겠다. 모든 과정은 촬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분을 보호할 수도 있고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당시 일부 유학생들이 비자 지침 변경(잔고 증명 요건 강화)을 몰랐다고 항변하자 또 다른 관계자는 "끝까지 거짓말할 거냐. 불법체류를 하고 한국에서 감옥에 갔다가 일생을 망칠 거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출국 당일 버스 안에서 유학생들을 협박하고, 경호원들을 동원해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정황을 입증하기 위해 해당 영상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피고인 측은 재생된 영상 증거 내용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한신대 국제교류원 전 원장 A씨 등 학교 관계자 3명은 2023년 11월 27일 국내 체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교 어학당에 다니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3명을 대형 버스에 태운 뒤, 출국을 거부한 1명을 제외한 22명을 강제로 귀국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 첫 재판에서 "약취나 감금에 대한 고의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오는 11월 17일에 출국 장면이 담긴 인천공항 내부 CCTV 영상 증거를 마저 확인한 뒤, 피해 유학생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st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