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트럼프가 직접 CIA 국장에 모스크바행 지시·측근들도 몰라
러시아, 유럽 지역 '하이브리드 전쟁' 강화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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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5일 모스크바 방문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전쟁으로 약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취지의 미국 정보당국 평가가 나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WP는 익명 취재원 2명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면서 그 중 1명의 발언을 인용해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며 그렇게 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푸틴 대통령을 만나지는 않았다.
다만 러시아 대외정보기관 SVR의 수장인 세르게이 나리슈킨은 랫클리프 국장과 만나 대화한 사실을 공개로 확인해주면서 "별다른 것은 전혀 없었다"며 소관 사항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랫클리프 국장의 모스크바 방문 전에 나온 미국 정보당국 평가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란 전쟁에 따른 미국의 약화로 유럽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과 동맹국들에 맞서는 행동의 수위를 더 높일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미군의 핵심 무기 재고는 심각하게 소모된 상태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시스템 등 방공 플랫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단거리 에이태큼스(ATACMS·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 등 주요 공격 무기들도 재고가 많이 남지 않았다.
WP는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 측 인사들에게 '만약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상당한 정도로 확전한다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편을 더 들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경고했다고 전했다.
동유럽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 특히 발트해 연안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푸틴이 영공을 침범하거나 드론 오작동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등 수단으로 도발을 강화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드론 공격, 순항미사일 공격, 사이버 공격, 폭발물 설치 등 '하이브리드 전쟁'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반째 이어지는 동안,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종종 벌어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측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론을 모아뒀으며 이를 이용해 동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위장 작전을 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번 보도는 랫클리프 국장 방문의 배경·목적·내용에 관해 다양한 추측이 미국 안팎의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나왔다.
랫클리프 국장은 미군 C-17A 수송기에 타고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거쳐 모스크바에 25일 오전 도착했으며, 항로 추적 데이터상 그 C-17A 수송기는 약 8시간 30분 만인 오후 5시 30분께 모스크바를 떠난 것으로 나와 있다고 WP는 전했다.
랫클리프 국장의 러시아 방문은 극비리에 이뤄졌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랫클리프에게 비밀 외교 임무를 부여해 모스크바 출장을 보냈다며, 통상적 경우와는 달리 백악관 핵심 측근들과 군 수뇌부조차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 측에 전달키로 한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 전혀 몰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을 러시아에 특사로 보내 우크라이나전 종전 방안을 논의토록 해왔으나, 이번에는 대(對) 러시아 강경파로 알려진 랫클리프 국장을 보냈다.
이는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 온 윗코프와 쿠슈너가 러시아와 접촉해왔으나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이란 정권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미국-러시아 경제협력을 개선하자는 미국 측 시도에 저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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