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일강수량 577.4㎜ '전국 역대 3위'…태풍 루사 이래 최다
피해 신고 838건·주민 159명 대피…가뭄은 남부 일부 해소
(전국종합=연합뉴스)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 경남 거제에 57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한반도 남부에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거제에는 2002년 태풍 루사 이후 전국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에서 가장 많은 일강수량이 하루 만에 쏟아져 산사태 등으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주택·도로 침수 등 피해 신고는 838건으로 늘었고 부산과 경남 주민 150여명이 대피했다.

(거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도로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다. 2026.8.17 image@yna.co.kr
◇ 거제에 하루 동안 577.4㎜ 폭우…역대 3번째 수치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에는 이날 0시부터 오후 1시까지 577.4㎜의 비가 내려 1972년 관측 시작 이래 지역 일강수량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국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의 역대 일강수량 가운데서도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당시 강릉 870.5㎜와 대관령 712.5㎜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통영도 409.7㎜로 1968년 관측 시작 이후 일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제에는 1시간 동안 124.5㎜, 통영에는 97.4㎜가 쏟아져 시간당 강수량 기록도 각각 경신했다.
기상청은 거제와 통영의 시간당 강수 강도를 각각 200년과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으로 분석했다.
남해안 다른 지역과 제주산지를 중심으로도 많은 비가 내렸으며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851.1㎜, 통영 704.8㎜, 부산 가덕도 441.0㎜, 사천 삼천포 380.5㎜, 제주 한라산 남벽 377.0㎜ 등이다.
거제와 통영에는 이번 연휴 평년 여름철 전체 강수량의 90% 이상이 내렸다.
이번 폭우는 태풍 돌핀에서 약화한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유입된 고온다습한 남풍이 남해안 지형과 충돌한 데다 남해 수온도 27∼28도로 높아 수증기 공급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거제=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17일 경남 거제시에 내린 극한호우에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옥포동 한 아파트에서 주민(가운데)이 아기를 안고 대피소로 이동하고 있다. 거제에는 이날 들어 오후 1시까지 577.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2026.8.17 jjh23@yna.co.kr
◇ 산사태·침수 피해 남부 곳곳서 속출…인명피해 5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오전 11시 발표한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잠정 인명피해는 사망 1명, 부상 4명이다.
주택·도로 침수와 토사 유출, 수목 전도 등 피해 신고는 전국에서 838건 접수됐다.
인명피해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거제에서 나왔다.
이날 오전 4시 42분께 거제시 옥포동에서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아파트 저층부를 덮쳐 주민 1명이 숨지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통영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하반신이 매몰된 주민 1명이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거제 곳곳에서는 하천 범람과 도로 침수로 주택과 차량에 고립된 주민들의 구조 요청이 잇따랐다.
거제 1천500세대와 통영 530세대 등 총 2천30세대의 전기 공급이 끊겨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거제·통영 교육시설 12곳이 침수됐으며 누수와 토사 유출 등을 포함한 전체 피해 교육시설은 경남교육청 오전 10시 집계 기준 25곳이었다.
거제에서는 수월동과 아주동 등 도로 20여곳이 한때 통제돼 시내버스 대부분이 운행하지 못했고, 지역 조선소들도 도로 통제로 노동자들에게 출근 대기 등을 통보했다.
부산에서는 주택·지하주차장 침수와 도로 침하, 낙석, 수목 전도 등이 이어졌고 신호등과 담벼락도 파손됐다.
울산에서는 쓰러진 가로수를 피하려던 택시가 급정거하면서 승객 1명이 다쳤고 도로 침수와 낙석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광주에서는 목포를 중심으로 주택·도로·상가가 침수되고 해남 음식점에 빗물이 들어찼으며, 나주에서는 수목 전도와 하수구 역류가 발생했다.
제주에서는 서귀포시 남원읍 516도로 2곳에 나무가 쓰러지고 법환동에서 도로 배수구가 역류했다.
성산읍과 구좌읍에서는 주택 2채가 침수돼 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부산=연합뉴스) 17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한 도로 위로 가로수가 넘어져 있다. 2026.8.17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itbull@yna.co.kr
◇ 주민 159명 대피·특교세 30억원 지원…남부 일부 가뭄 해소
중대본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부산과 경남 6개 시·구에서 116세대 159명이 산사태와 침수 위험을 피해 대피했다.
51명은 귀가했으나 108명은 민간 숙박시설과 마을회관, 친인척 집 등에 머물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여객선 3개 항로 3척과 국립공원 6곳 313개 구간의 운항·출입이 통제됐다.
하천변 산책로 587곳, 세월교 143곳, 도로 28곳, 지하차도 11곳 등 6개 시도 위험지역 826곳도 통제됐다.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전남광주·부산·경남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30억원과 재난구호사업비 4천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폭우로 경남의 농업용수 가뭄은 해갈 단계에 접어들었다.
17일 오후 2시 기준 경남 18개 시군의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43.1%로 평년 69.8%의 61.7% 수준까지 상승했다.
광복절 연휴 직전인 지난 14일 32.2%보다 10.9%포인트 올랐으며, 이날 오전 10시 41.5%와 비교해도 4시간 만에 1.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4일 가뭄 '심각' 단계였던 시군은 밀양·거제·함안·의령·창녕 등 5곳이었으나 이날 오후 2시에는 밀양 1곳으로 줄었다.
호우가 집중된 창원·거제·통영·사천·고성·남해 등 남해안권 6개 시군도 가뭄 단계에서 벗어났다.
특히 거제의 농업용 저수율은 지난 14일 28.7%에서 이날 73.6%로 44.9%포인트 급등했다. 평년 저수율 대비 비율도 36.5%에서 94.1%로 높아졌다.
다만 밀양은 여전히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남광주의 강수 이후 저수율은 아직 새로 집계되지 않아 남부지역 전체의 완전한 해갈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김선경·김재홍·김호천·민현기·박영민·박철홍·이재영·이정훈·정다움·차민지·홍준석 기자)

(서울=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8.17 [행정안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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