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왕족 결혼 후 왕실에 잔류 가능…'남계 남성' 고집, 여론과 괴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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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일본 왕족 수 확보를 위해 옛 왕가의 남성을 양자로 들이는 '황실전범' 개정안이 10일 일본 중의원(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황실전범 개정안은 이날 여당뿐 아니라 일부 야당 의원들이 찬성한 가운데 중의원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개정안은 참의원(상원)에서도 찬성표가 과반수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이번 회기 안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개정안은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실에 남을 수 있다는 내용과 옛 왕족의 남계 남성을 왕실에 양자로 들인다는 이 두 내용이 골자다.
이 중 양자로 들어온 옛 왕족의 남계 남성의 경우는 왕위 계승 자격을 갖지 않지만, 그 양자에게 남자아이가 태어날 경우 왕위 계승 자격을 갖는다는 규정도 마련됐다.
개정안은 일본 의회가 마련한 합의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나, 이 중 양자의 남자아이에게 왕위 계승 자격이 부여된다는 규정은 의회 합의안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이에 야당들은 이 규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야당 중도개혁연합은 표결에 찬성하는 조건으로 부대결의안에 양자의 남자아이가 왕위 계승권을 갖는 규정의 인정 여부를 조속히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명기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 주 참의원 심의에서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이번 개정안이 '입법부의 총의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반대하며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만약 수정안이 부결되면 개정안 통과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전했다.
아울러 개정안과 관련해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왕족 수 확보 상황 등을 포함해 계속 검토한다는 부대결의안이 의회운영위원회에서 찬성 다수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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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회가 여러 진통을 겪으며 황실전범 개정에 나선 것은 왕위 계승이 끊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황실전범은 제1조에서 왕위는 "남계 남성이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 나루히토 일왕에게는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만 있고, 현재 일본 왕실에서 다음 왕위를 이어받을 수 있는 젊은 남성 후계자는 조카인 히사히토 친왕 단 한 명뿐이다.
이 때문에 히사히토 친왕에게 남성 후손이 없을 경우 왕위 계승이 완전히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다만 여왕은 아예 논외로 하는 일본 의회의 결정이 국민 여론과는 괴리돼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5월 실시된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여성이 왕이 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은 72%로 나타났을 정도로 국민들은 여왕 즉위에 긍정적인 뜻을 보인다.
여기에는 상당 부분 아이코 공주가 일본 국민에게 호감을 얻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남계 남성의 즉위만 인정하는 원칙이 역사적 근거를 갖지 못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일본의 저명 고대사학자인 니토 아쓰시 국립역사민속박물관 명예교수는 최근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일왕 자리를 '만세일계'(일본 왕실 혈통이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다는 믿음)로 남계 남성이 계승해왔다는 주장은 역사적 근거가 빈약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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