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종전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을 향해, 핵무기 보유를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외교적 합의 노력을 이어가겠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미국은 언제든 군사작전을 재개할 ‘장전이 완료된 상태’라고 압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란 상황과 관련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 있다”며 “하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합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군사작전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금 내게 말했듯이 핵심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걸프 주변 국가들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나라가 핵무기를 추구하게 되는 첫 번째 도미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핵무기 보유국 수를 적게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이란도 합의를 원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군사력을 효과적으로 약화한 만큼 이란과 적극적으로 협상하라고 우리에게 지시했다”며 “현재 협상 상황은 꽤 양호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합의문에 실제 서명하기 전까지는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며 “결국 우리의 요구에 응할지는 이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요구는 “이란이 단순히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은 물론 수년 뒤에도 핵 능력을 재건하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절차에 우리와 협력하겠다는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사적 압박도 거두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그 길로 가고 싶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길로 갈 의지와 능력이 있다”며 “미국은 즉각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가 인수해 보관하는 방안에 대해선 “그것은 현재 미국 정부의 계획이 아니다”라며 “이란도 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밴스 부통령은 전쟁 장기화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질문에 “이것은 영원한 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중동 문제를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갈등이 11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적극적인 교전이 있었던 것은 약 5주에 불과하며, 상당 기간은 휴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름값이 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동 문제가 정리되고 나면 가격은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이 보유한 주식 가격을 띄운 뒤 매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질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자로서 질문에 최소한의 객관성을 가지길 바란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군사 작전 재개 결정을 내리기 불과 1시간 전에 공격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 지역 국가 지도자들의 요청으로 타격을 2~3일 미뤘으며,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까지 이란에 타결을 위한 시간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육군 병력 4000명의 폴란드 배치 계획이 취소됐다는 보도에 “감축이 아니라 일반적인 순환 배치 연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부대들이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다른 곳으로 파견될 수도 있다”며 “최종 배치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폴란드는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것은 유럽에서 모든 미군을 철수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일부 자원을 재배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유럽이 더 많은 주도권을 갖도록 장려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펜타닐의 미국 유입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에서 주요하게 다뤄졌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행정부는 펜타닐 사망자를 줄이는 데 이미 엄청난 진전을 이뤘으며, 시 주석 역시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출산휴가 중인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을 대신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오는 7월 아내 우샤가 아이를 낳으면 캐롤라인이 2주 정도 부통령 역할을 맡아주는 조건으로 오늘 브리핑을 하겠다고 했다”고 농담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레빗 대변인을 대신해 백악관 브리핑을 진행한 바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