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팀 ‘화기애애’ 공개 훈련…“팀 분위기 좋다. 전력 다해 기대에 보답할 것”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실은, 쏟아지는 관심이 싫지는 않았던 것일까. 12년 만에 ‘남한 잔디’를 밟은 북한 축구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이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보조경기장)에서 오후 4시부터 15분 공개한 훈련에서 선수들은 슬쩍슬쩍 웃음기를 띠었다. 수많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아~” 외침으로 훈련을 시작한 이들은 동료와 눈을 맞추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 등 이날 오전 기자회견의 엄숙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내고향은 20일 열리는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토너먼트를 위해 지난 17일 방남했다. 북한 여자 축구팀의 방남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북한 스포츠 선수단으로는 2018년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고, 북한 여자축구 클럽팀의 공식 방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고향은 방남 첫날인 17일과 이튿날 18일 같은 곳에서 두 차례 훈련했는데, 모두 약 2.5m 가림막을 두르고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은 아시아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초반 15분 취재진에 공개했다. 선수들은 여성 코치의 지도 아래 터치라인을 따라 나란히 서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그라운드에서 가볍게 공을 돌렸다. 약속된 15분이 지나자 취재진을 내보내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이어갔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훈련하며 몸을 풀고 있다. 김영원 기자

이 대회는 클럽 대항전을 넘어 남북 스포츠 교류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주목받는다. 내고향의 4강 상대는 수원FC 위민으로,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국내 민간단체 200여 곳이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약 3000명)을 결성했고 통일부는 응원과 행정 비용 등에 남북협력기금 약 3억원을 집행하는 등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리유일 내고향 감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공동응원단에 대해 “우리는 이곳에 철저하게 경기를 하려고 왔다. 응원단 문제는 감독으로서, 또 팀 선수들이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 오직 내일 경기와 앞으로 있을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평양 연고의 내고향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12년 창단 이후 10년 만에 북한 여자 1부 리그에서 우승했다.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 핵심인 리금향과 김경영이 주축이다. 내고향과 수원FC 위민은 지난해 11월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는데, 내고향이 3-0 완승을 했다.

하지만 방심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4강에 모인 네 팀은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누가 강하고 약하다고 할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류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경영은 “팀 분위기는 아주 좋다. 인민들과 부모·형제들의 믿음과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준결승 승자는 멜버른 시티(오스트레일리아)와 도쿄 베르디(일본)의 승자와 23일 같은 구장에서 우승컵을 두고 다툰다. 우승상금은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이다.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19일 경기 수원시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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