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나온 지역 간 교역…서울·울산은 흑자, 경기는 적자

서울 여의도. 클립아트코리아

전국에서 교역 흑자를 내는 광역지자체는 서울을 포함해 울산·충남·충북 등 4곳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3곳은 타 지역에 파는 것보다 사오는 규모가 더 큰 교역 적자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금까지 지역내총생산(GRDP)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지역 간 교역 흐름이 공식 수치로 처음 확인됐다.

국가데이터처가 18일 발표한 ‘2023년 지역공급사용표’를 보면, 서울에 집중된 생산과 교역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교역에서 순유출(흑자)를 기록한 곳은 서울(144조2천억원), 울산(38조3천억원), 충남(9조8천억원), 충북(8조6천억원) 등 4곳에 불과하다. 남은 13개 지역은 경기(-28조2천억원), 경북(-22조7천억원), 강원(-19조1천억원), 전북(-17조4천억원) 차례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역공급사용표는 일정 기간 각 지역 경제에 공급되고 사용된 재화와 서비스를 산업별·생산물별로 정리한 실험적 통계로, 이번에 처음 발표됐다.

흑자가 난 4개 지역의 성격은 다르다. 서울은 금융·정보통신·전문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집중적으로 산출하고 다른 지역에 이를 내보낸다. 제조업 기반이 약한 서울은 순수출(수출-수입) 규모는 -13.7조원으로 적자를 보이지만, 국내에서 지역 간 교역을 보여주는 순이출(이출-이입)에서는 157조9천억원 흑자를 냈다. 이출·수출액을 더한 값에 이입·수입액을 뺀 순유출 규모가 144조2천억원이 된 이유다. 서울에 본사를 둔 금융 앱을 전국에서 쓰는 일 등이 이출액을 늘리는 방식으로 서비스업 교역에 포함된다. 임경은 데이터처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서비스업은 서울 중심으로 전국으로 펌프 역할을 하듯이 뿜어져 나간다”고 말했다.

반면, 울산과 충남·충북은 자동차·석유화학, 반도체 공장이 집적된 제조업을 기반으로 교역 흑자를 기록했다. 서울은 생산의 87.7%(부가가치의 92.6%)가 서비스업이다. 반면 울산은 광업·제조업이 82.8%(부가가치의 67%)를 차지한다. 서비스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은 수도권에, 제조업 중심의 생산기지는 일부 지역에 쏠린 구조가 통계에도 반영됐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경기도의 순유입(적자) 규모는 28조원으로, 적자가 난 지역 중 가장 컸다. 경기는 전국에서 이입액이 가장 많은 지역(496조원)으로, 이출액(445조원)을 50조원 이상 웃돌면서 적자가 났다. 전국 최대 인구를 보유한 소비지인 데다 제조업 중간재 수요도 크기 때문이다. 서울이 서비스를 팔아 버는 구조라면, 경기는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빠져나가는 구조다.

지역 특화 산업 분석에서도 수도권과 지역의 온도 차가 드러났다. 서울의 특화 산업 1순위는 정보통신업(입지계수 2.99), 2순위는 전문·과학·기술업(2.86)이다. 반면 강원은 광업(16.55), 전북은 농림어업(4.02)이 특화 산업으로 꼽혔다. 세종은 공공행정(5.82), 대구는 섬유·의복·가죽제조업(2.36) 등이 집계됐다. 입지계수가 높을수록 해당 산업이 전국 평균보다 그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계는 실험적 통계로, 데이터처는 향후 지자체와 연구기관의 의견을 반영해 향후 국가승인통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데이터처는 국가균형성장 정책 추진 및 지방 소멸에 대응한 지역 맞춤형 정책개발에 활용되기를 기대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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