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원, ‘2인 방통위 의결’ 이례적 인정…박찬욱 KBS 감사 “항소”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사. KBS 제공

법원이 지난해 초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시절 ‘2인 체제’에서 이뤄진 한국방송(KBS) 감사 임명 의결의 적법성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을 낸 박찬욱 한국방송 감사는 항소 뜻을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11부(재판장 김준영)는 2인 체제 이진숙 방통위가 지난해 2월 정지환 전 한국방송 대전총국장을 한국방송 감사로 의결한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며 박찬욱 현 감사가 낸 ‘임명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지난 15일 원고 패소로 판결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날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이진숙 2인 체제’에서 이뤄진 의결은 당시 방통위법의 입법 취지나 목적, 합의제 행정기관의 의미 등을 고려할 때 위법하다는 박 감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적위원 2인으로만 개최되는 회의에 다수결의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다거나 재적위원이 2인인 경우 피고(방통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옛 방송통신위원회법 등이 의결정족수에 관한 규정을 둔 반면, 이번 사안이 적용된 옛 방송법엔 따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국회가 의사정족수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2021년 한국방송 감사로 임명된 박 감사는 2024년 12월 임기가 끝났으나 당시 방송법에 따라 후임자 임명 때까지 직무를 계속하던 중 2인 체제 방통위가 이듬해 2월 새 감사를 의결하자 무효 소송을 냈다. 함께 낸 가처분 소송에서 이번 본안 소송과 같은 서울행정법원 11부는 패소 결정했으나, 서울고법과 대법원은 박 감사 주장을 받아들여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2인 체제 의결의 적법성을 인정한 이번 재판부 판단은 비슷한 시기 방통위 행정 처분을 무효로 한 상당수 다른 판결과는 궤를 달리한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월 2인 체제 방통위가 지난해 3월 신동호 교육방송(EBS) 사장 임명을 의결한 것에 대해 “의결정족수의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며 의결을 취소했다. 앞서 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의 한국방송 이사 임명과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도 같은 이유로 취소한 바 있다.

박 감사는 이날 한국방송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상급심에 의해 이미 법리적 오류가 명백히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본안 소송에서 또다시 ‘재적 위원’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기존 대법원의 확정된 취지와 다른 재판부의 판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판단”이라며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정 전 감사는 지난해 9월 사임한 탓에 조만간 새로 선임될 한국방송 이사회가 한국방송 사장과 감사를 선임하기 전까지 박 감사는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된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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