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8조 에너지 대전···한전·삼성물산, ‘연쇄 수주’ 정조준

사우디아라비아 발전기업 아쿠아 파워(ACWA Power)가 사우디의 친환경 관광 지역인 홍해 프로젝트(The Red Sea Project) 구역에 설치한 BESS 복합 단지. (사진=ACWA Power 제공) 
사우디아라비아 발전기업 아쿠아 파워(ACWA Power)가 사우디의 친환경 관광 지역인 홍해 프로젝트(The Red Sea Project) 구역에 설치한 BESS 복합 단지. (사진=ACWA Power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총사업비 8조원 규모의 역대급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ESS) 수주 대전이 막을 올렸다. 

특히 사우디 정부가 1차 사업의 최종 낙찰자 확정 전에 2차 대형 공고를 연이어 연계하는 투트랙(Two-track) 패스트트랙 발주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기업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사우디 발전 시장에서 시공 및 운영 경험을 쌓아온 한국전력과 삼성물산도 참여해 수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8일 산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전력조달청(SPPC)은 최근 총 3GW(기가와트) 출력 및 12GWh(기가와트시) 저장 용량 규모의 BESS 2차 사업 사전 자격 심사(RFQ) 신청서 접수를 마감했다. 

이는 국내 최신형 원전인 신한울 1·2호기(각 1.4GW급)가 동시에 뿜어내는 전력과 맞먹는 대규모 시설로, 약 120만 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통째로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11월 시작된 1차 사업(2GW/8GWh)의 최종 제안서(RFP) 마감이 오는 6월로 예정된 상태에서 2차 입찰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이같은 병행 발주는 발주처 우위의 시장을 점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여겨진다.

1차 결과에 목마른 입찰 참여 기업 간의 가격 경쟁을 유도해 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특정 기업의 시장 독점을 방지하고 대안(Plan B) 후보군을 미리 확보하려는 구상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게다가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가 전력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총 48GWh 규모의 대형 배터리를 전력망에 연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기한 내 BESS 등을 완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1차 사업 낙찰자 선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2차 공고를 띄우는 등 행정 처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1·2차 사업은 사우디 전역의 총 10개(1차 4곳, 2차 6곳) 전력 거점에 각각 500MW(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용량이 20GWh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발전 용량과 표준 시공 원가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사업의 총 사업비가 8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전력은 지난 2024년 11월 사우디 루마1·나이리야1 가스복합발전소 사업의 총괄 개발권을 따내고 총 5조5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자금을 글로벌 금융권으로부터 유치한 바 있다. 

해당 발전소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시공을 맡아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 역시 중동 인프라 건설 시장에서 독자적인 시공력과 수행력을 증명해 왔다.

지난 2024년 4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파딜리아 가스 증설 공사에서 9조7000억원대 규모의 시공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9월 카타르에서 1조46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 설계·시공(EPC) 사업을 단독 수주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앞서 1차 사업의 사전 자격 심사 발표에서 한전과 삼성물산은 사우디 정부로부터 최종 적격 후보 자격을 나란히 획득하며 첫 관문을 통과한 상태다.

양사는 오는 6월 마감되는 1차 사업의 최종 가격 및 기술 제안서(RFP) 작성을 조율하는 단계다.

이달 초 마감된 2차 사업 자격 심사 접수에도 신청서를 제출하고 사우디 당국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종 낙찰을 확정지을 경우 국내 전력 및 부품 공급망 전반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로부터 핵심 저장 장치인 배터리 셀을 대량 조달해 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전력 변환 설비 등을 공급하는 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업체들과도 동반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 뒤에는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고돼 있다.

중동 최대의 발전기업인 사우디 아쿠아 파워(ACWA Power)가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가운데, 중국 거대기업들도 수주 총력전에 나섰다.

2차 사업의 자격 심사 결과는 오는 7~8월 내 발표될 예정이며 1차 사업의 본입찰 최종 결과도 다음 달 중 판가름 날 전망이다. 

1·2차 모두 이르면 올해 안에 최종 낙찰 업체가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전력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공력 싸움이 아니라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가격 경쟁력이 요구되는 글로벌 총력전이라는 평가가 많다”라면서 “사우디 정부가 자국 부품과 인력을 써야 하는 현지화 조항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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