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 연설에서 "벤저민 프랭클린이 식민지 시대 신문에 공자의 어록을 실었다"며 미국 건국 초기부터 중국 사상과 문화에 관심이 컸다는 점을 언급하는 등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시종일관 강조했다. 미국 철도 건설에 참여했던 중국 노동자들을 언급하면서 "중국인들이 농구를 좋아하고 청바지를 입는데 미국과 중국 국민은 공통점이 많다"고도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을 "친구(my friend)"라고 부르면서 시 주석 부부를 오는 9월24일 백악관으로 초청한 뒤 건배를 제의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건배주가 담긴 잔을 여러차례 치켜 세우더니 입에 가져가 한 모금 마신 뒤 술잔을 직원에게 건넸고 잠시 술을 입 안에 머금고 있다가 삼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건배주는 중국 허베이산 장성(長城) 와인이다. 영어 표기로는 거대한 벽(Great Wall)이라는 뜻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장 연단에서 건배사를 한 뒤 지정석인 원형 테이블의 시 주석 옆자리에 앉아서도 술을 마시는 듯한 장면이 외신 카메라에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형인 프레드 트럼프가 43세에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뒤 술을 마시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철저한 금주로 잘 알려져 있다. 술 대신 콜라를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콜라를 주문하는 '콜라 버튼'을 만들었다는 것도 유명한 일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과의 만찬에서 술을 마신 듯한 모습을 두고 중국과 시 주석을 존중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 백악관 출입기자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 "형이 음주 문제로 사망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경의 표시로 한 모금을 마시며 시 주석에게 건배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모습이 9년 전 중국 방문 당시와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훨씬 더 강력해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술을 마셨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입만 댔거나 술잔에 술 대신 다른 음료가 담겨 있었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AP통신은 이날 만찬으로 토마토 수프에 든 바닷가재, 바삭한 소갈비, 베이징식 오리구이, 제철 야채 조림, 겨자 소스에 천천히 익힌 연어, 티라미수, 과일, 아이스크림 등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소갈비 메뉴가 잘 익힌 스테이크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라고 전했다.
만찬장 안팎에서는 미국 주요 기업인들의 행보도 화제를 모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정상회담 전 열린 인민대회당 환영 행사에서 몸을 360도 돌리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만찬장에는 여섯살 아들 엑스를 데리고 등장했다. 중국풍 상의에 호랑이 얼굴 장식 전통 가방을 든 아이의 모습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