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중동 전쟁’ 이후 최저로 하락…코스피 7천 힘입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주가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주가 급등세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7000포인트를 넘어선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455.1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기준으로 중동 전쟁 직전인 지난 2월27일(1439.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3.0원 오른 1465.8원으로 출발한 직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오후 들어 1451.5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다만 이날 하락세에도 원-달러 환율은 두달 남짓 1400원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전쟁 발발(2월28일)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월3일 하루 만에 20원 남짓 올라 1460원선을 넘어선 뒤 지금껏 줄곧 1400원대 후반에 머물렀다. 정부가 올해 예산 편성 때 기준으로 삼은 환율(달러당 1380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외환시장 불안 속에서 환율 방어 부담으로 외환보유고는 3월 한달 동안 40억달러 가까이 줄어 3월말 4236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강하고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 추세가 한 단계 더 하락하는 수준으로 이어지려면 중동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유입으로 시장에 환전을 위한 달러 공급량이 늘었지만, 당분간은 현 수준의 원-달러 환율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기초 여건에 비춰 중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인 하락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경제 성장률도 애초 예상보다 높게 제시되고 있어서다. 국내 증시 활황도 환율 안정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며 상고하저의 궤적을 예상한다”며 “예상보다 높아진 국내 성장률 및 기준금리가 환율 하방 압력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높게 나타난 데 이어 한국은행이 올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을 일컫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해외 출장 중이던 지난 3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외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한국은 성장률도 높고, 경상수지 흑자도 꽤 많이 내고, 수출 실적도 좋고 물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데 왜 이렇게 환율이 높냐고 하더라”며 “정확하게 답을 할 수는 없었는데, 경상수지 흑자, 물가수준, 성장률 같은 펀드멘털(기초 여건)을 볼 때 과거에 비해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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