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英국적 딸 '韓여권 불법 재발급' 논란…출국 때 사용도

3년 5개월 전 발급받아 현재도 유효…"외교부·법무부 속인 셈"

위장전입 이어 여권법 위반…野 천하람 "중앙은행 열쇠 못 맡겨"

선서하는 신현송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6.4.15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장녀가 영국 국적을 갖고 한국 여권을 불법 재발급 받고, 출입국 심사 때 이 여권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 후보자 장녀 A씨는 지난 2022년 11월 한국 여권을 재발급받았다. 유효 기간이 2027년 11월까지로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여권이다.

문제는 여권 재발급 당시 A씨가 '영국 국적자'였다는 점이다.

1991년생인 A씨는 1999년 영국 국적을 취득하며 한국 국적을 상실했으나, 이를 신고해야 하는 행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여권은 국적법에 따른 국적 상실 신고와 함께 효력이 없어지지만, A씨의 기존 여권은 유효한 채로 남아있었다.

재발급 신청 때도 외교부는 A씨를 '한국인'으로 보고, 별도 확인 없이 유효 기간 5년의 복수 여권을 다시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는 현행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다.

여권법 24조는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 등의 발급, 재발급을 받은 사람이나 이를 알선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본인, 배우자, 자녀의 여권 발급 내역
[천하람 의원실 제공]

더 나아가 A씨는 지난해 1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불법 재발급 받은 한국 여권을 제시하기도 했다.

본인이 영국 국적인 사실을 알면서도 출입국 심사대에 한국 여권을 내밀어 법무부를 속인 셈이라고 천 의원은 지적했다.

출입국관리법 7조는 '외국인이 입국할 때는 유효한 여권과 법무부 장관이 발급한 사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고, 같은 법 94조는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했다.

A씨의 이런 이력은 신 후보자의 배우자나 장남이 최근 20년간 한국 여권을 발급받거나 사용한 적이 없는 것과 대조된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배우자는 2011년 국적 상실을 신고했고, 미국·영국 복수 국적자인 장남은 16세가 되던 2012년에 같은 신고를 한 뒤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다.

신 후보자는 A씨의 국적 상실 신고 등과 관련, "행정 절차를 잘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병역 기피를 위해 기한 안에 정확히 신고한 장남의 경우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의 출입국 기록
[천하람 의원실]

신 후보자는 지난 2023년 12월 A씨를 자신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동현아파트에 위장 전입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신 후보자는 주민센터에 자필 전입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A씨의 옛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그를 내국인으로 가장했다.

이 역시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불법 행위다.

신 후보자는 A씨 관련 자료를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인 지난 15일까지 제출하지 않다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지연되자 뒤늦게 제출 요구에 응했다.

한은 총재 후보자 대상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청문회 당일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경우는 신 후보자가 처음이었다.

재경위는 신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 등을 이유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보류한 상태로, 이날 오후 3시 전체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천하람 의원은 "영국 국적자가 우리 정부를 기만해 여권을 재발급받은 '행정 사기'"라며 "그런데도 후보자는 혜택받은 바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족 모두 한국 국적을 버리고, 이후에도 위장전입과 국적쇼핑으로 국가 시스템을 우롱해온 후보자에게 대한민국 중앙은행의 열쇠를 맡길 수 없다"고 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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