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재무장관, 이란과 거래한 中은행 2곳 '2차 제재' 가능성 시사
이란 석유 네트워크 대거 제재…"러·이란산 원유 제재 유예 갱신 안해"

[워싱턴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이란 전쟁 와중에 국제유가 폭등한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내놓았던 이란 원유에 대한 판매 승인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이란의 돈줄 압박에 박차를 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반 면허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반 면허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일반 면허'(general license)는 제재 대상인 이들 국가의 원유 및 석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발급한 것을 의미한다.
애초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는 다른 국가들이 구매할 수 없도록 미국이 제재를 가하고 있었는데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폭등하고 인도 등 일부 국가의 연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미국은 지난달 일시적으로 제재를 완화한 바 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선 지난달 11일 면제조처를 한달간 유예했다가 지난 11일 만료됐으나 연장하지 않았고, 이란산 원유의 경우 지난달 20일 제재를 30일 한정으로 면제했지만 이를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제재가 일시적으로 완화됐던 원유에 대해 "3월 11일 이전에 해상에 있던 것들로 이미 모두 소진됐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제재 완화 조처를 시행하자 미 의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 중인 러시아에 전쟁 자금 공급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베선트 장관은 러시아가 일시적 제재 완화로 본 이득에 대해 "20억 달러(약 3조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모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다른 상황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그 원유는 중국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우리 동맹들에 그 원유를 공급했든 안했든 우리는 유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제재 일시 완화를 정당화했다.
베선트 장관은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미군의 봉쇄 조처가 중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90%의 이상을 구매해왔는데 이는 중국 에너지 수요의 약 8%에 해당한다"며 "우리는 해협 봉쇄로 인해 중국의 구매가 중단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은행 2곳이 재무부로부터 서한을 받았다고 말하겠다"며 "구체적 은행명을 밝히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이란의 자금이 해당 은행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을 우리가 입증할 수 있다면 2차 제재를 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2차 제재'는 특정 제재 대상과 거래한 제3자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하는 것으로 '제3자 제재'라고도 불린다.
베선트 장관은 현재 갤런당 4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인하될 시점에 대해 "6월 20일부터 9월 20일 사이 다시 갤런당 3달러에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은행(WB) 및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기간인 이번 주에 중동 각국의 재무장관들과 회동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그들 모두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일주일 이내에 다시 석유 수송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한다"며 조만간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이란에 대해 '경제적 분노 작전'(Operation Economic Fury)을 발표했다"면서 "우리는 1년 넘게 이란 정부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하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최대 압박을 가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저지른 치명적 실수 중 하나는 걸프협력회의(GCC) 이웃들을 폭격한 것이었는데 이들 나라는 이제 자금 흐름에 대해 훨씬 더 투명해지거나 자국 은행 시스템에 있는 자금을 더 깊이 조사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기업과 국가들에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거나 이란 자금이 해당 국가 은행에 있다면 2차 제재를 가할 용의가 있음을 통보했다"며 "이란은 우리 군사작전에서 목격한 것과 동등한 수준의 금융적 타격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경제적 분노 작전'의 일환으로 이날 이란 전쟁 와중에 미국에 의해 제거된 이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겸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인 알리 샴카니의 아들인 모하마드 후세인 샴카니의 네트워크 내에서 활동하는 개인과 기업, 선박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OFAC은 "샴카니는 이란 국민을 희생시키며 이란 정권 최상층부와 연결된 가문을 부유하게 만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러시아 석유 판매 제국을 이끌고 있다"면서 이날 제재 조처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해 최대 압박 캠페인을 재개한 이후 현재까지 취해진 단일 조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