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사태 장기화땐,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 중동 배치 가능성

2023년 3월19일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 때 주한미군 제35방공포병여단 소속 패트리엇 미사일이 대기 모드로 배치된 모습.  주한미군 누리집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반격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력 운용을 협의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주한미군 방공미사일 부대인 패트리엇 포대가 중동에 순환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이 중동에 파견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한미군의 임무는 우리 군과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고 “원칙적으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앞서 지난 2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동 상황과 관련해 “주한미군의 전력 운용에 대한 한·미 간 협의를 상세하게 설명하긴 어렵다”며 “협의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연합방위태세에 손상이 없도록 상의하면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의 전력 운용과 관련해 지난 2일 오후 이뤄진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의 통화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정빛나 대변인은 “안 장관과 콜비 차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지만, 중동 사태로 분주한 미 국방부 차관이 먼저 통화하자고 요청한 배경에는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의 중동 순환 배치 같은 현안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지역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미국은 중동 지역 방공망 보강이 절실하다. 패트리엇은 15~40㎞ 고도의 미사일을 요격한다.

주한미군 제35방공포병여단에는 8개의 패트리엇 포대가 있고, 패트리엇 1개 포대는 8기의 요격미사일로 구성돼 있어, 주한미군은 모두 60여기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3~10월 주한미군 2개 패트리엇 포대와 병력 500여명을 중동으로 보냈고, 해당 부대는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직후 카타르에 있는 미군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막는 데 동원된 바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방어 범위가 넓지 않고 특정 거점만 방어(포인트 방어)하는데,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는 평택 등 주로 미군기지 근처에 배치돼 있다. 청와대 등 수도권 주요 시설은 한국 공군의 패트리엇 부대가 방어한다.

한편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폐쇄를 공식화하면서, 한국 선박 피해가 발생할 경우 재외 국민 보호를 위해 해군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가 호르무즈해협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외형은 파병이지만 내용으로는 기존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 확대여서 이란과 마찰 가능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현재 청해부대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선박 호송 작전을 하고 있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청해부대는 상황 변화에 따른 임무를 지시받을 경우와 관련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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