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익명을 요청한 고등학생 A군은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50잔을 구입해 세종북부소방서에 직접 전달했다.
A군은 당시 발급받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커피를 구매했다. A군은 "부모님이 세종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하는데 지난 겨울 시장 화재 당시 소방관분들이 애써준 것을 보고 꼭 보답하고 싶었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뜻깊게 사용해서 더 기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부소방서 측도 "학생의 따뜻한 응원이 소방관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안전하고 따뜻한 소방서를 만들어 가겠다"고 화답했다.
그런데 최근 같은 일을 하고도 정반대 상황에 놓인 자영업자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 3일 관할 소방서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약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B씨가 동네 소방서에 전달한 커피 50잔 제공 경위와 특정 소방관과 이해관계 여부에 대한 소명 요청 연락이었다.
평소 화재 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왔다는 B씨는 이들을 응원하고자 커피를 전달한 것인데 누군가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으며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
B씨는 "불이 나면 내가 있는 곳부터 꺼주는 것도 아닌데 목숨을 걸고 일하는 분들에게 고작 커피를 전한 것이 이해관계에 해당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응원과 선행이 민원이라는 행정 절차로 돌아온다면 누가 나서서 감사 인사를 전하려 하겠느냐"라고 호소했다.
소방 당국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이 들어온 만큼 절차상 사실관계 확인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소방행정과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확인 절차는 불가피하다"며 "처벌이나 징계 대상은 아니었고 규정상 외부로부터 선물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안내하는 계도 차원 조치로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커피 50잔이 누군가에겐 '훈훈한 미담'으로 누군가에겐 '소명 대상'으로 돌아온 배경에는 선의보다 절차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행정 시스템 한계라는 지적이다.
또 사안의 경중이나 실질적 위법 여부와 무관하게 제기되는 민원이 시민의 자발적 응원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제도 운용 방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