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기된 에어컨 실외기의 희토류나 폐기된 건전지의 저농도 리튬, 현수막 등을 재활용하기 위한 실증 사업이 ‘순환경제 규제특례’를 통해 추진된다.
1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건의 자원 재활용 과제에 ‘순환경제 규제특례’를 적용하고 실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4년 도입된 ‘순환경제 규제특례’ 제도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제한된 장소와 기간, 규모에서 관련 법령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다. 실증 기간에 효과가 입증되면 관련 법령의 규제를 개선·보완해 해당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게 지원한다. 현재까지 실증 사업에 들어간 과제는 폐기된 태양광패널 재활용과 리튬인산철(LFP)배터리 재자원화 등 21건이다.
이번에 규제특례가 적용되는 과제는 △폐기된 전기·전자 제품에 있는 희토류 영구자석 회수 △생광물화 기반 잔여 리튬 회수 △폐기된 현수막을 이용한 자동차 내·외장 소재 개발 등 3건이다. 먼저 폐기된 전기·전자 제품에 있는 희토류 영구자석 회수 과제는 그동안 수거 체계와 분리 기술의 부족으로 재활용되지 못한 제품 속 희토류를 회수하려는 것이다. 에어컨 실외기 등 가전 제품과 전기차, 풍력 터빈 등에는 희토류를 주성분으로 만들어진 고성능자석이 들어있고 그 규모는 2024년 기준으로 111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 별로는 자동차 26톤, 영구자석 모터 20톤, 전기·전자 제품 27톤, 승강기 32톤, 풍력발전기 5톤 등이다. 희토류를 캐지 않은 한국에서 폐기된 희토류를 재활용할 수 있다면 상당한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은 전기·전자 제품 회수 체계를 갖춘 재활용 조직인 ‘이순환거버넌스’와 영구자석 분리 기술을 가진 엘지전자가 공동으로 신청했다. 이순환거버넌스가 에어컨 실외기를 수거해 영구자석이 포함된 로터를 회수하고, 엘지전자에서 자기장 탈자 방식을 적용해 영구자석을 추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뽑아낸 영구자석은 국내외 정제련 회사를 거쳐 다시 전기·전자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 자기장 탈자 방식이란 자기장을 활용해 순간적으로 자석의 자성을 낮춰 분리하는 것으로 영구자석의 훼손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폐기된 전기·전자 제품에서 영구자석을 회수하려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 재활용업 허가를 받아야 하나, 이번처럼 규제특례 과제로 선정되면 실증 기간에 별도의 허가 없이 영구자석을 회수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둘째 과제는 ‘생광물화 기반 잔여 리튬 회수’다. 통상 폐기된 전지에 든 리튬은 화학물질을 사용한 용매추출 방식으로 회수하고, 그 뒤에 남은 저농도의 리튬은 그냥 폐기됐다. 이번 과제는 리튬 회수 뒤 남은 저농도의 리튬에서 고순도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것이다. 셋째 과제는 ‘폐현수막을 이용한 자동차 내·외장 소재 개발’로 폐기된 현수막에 특화한 재활용 공정을 도입해 재생 섬유를 만들고 이것으로 다시 자동차 내·외장 소재를 만드는 것이다. 현수막은 2024년 5408톤이 폐기됐는데, 이 가운데 1801톤(33.3%)만 재활용됐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