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韓제명 후폭풍에 재신임 '승부수'…친한계 "협박" 반발(종합)

'제명 찬성 우세' 지지층 여론 의식했나…'정치생명 걸어라' 압박

친한계 "사퇴 안하기 위한 계산 정치"…일각 "칼부림 수준" 우려

장동혁 대표 "재신임 투표 요구 있으면, 의원직도 걸고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당내 사퇴론과 재신임 투표론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회의실을 빠져나가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오늘(5일)부터 내일까지 자신에 대한 사퇴 혹은 재신임 투표 요구가 있다면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며 "재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2026.2.5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조다운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한동훈 제명 사태'로 인한 당내 논란이 계속되자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든 것이다.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친한(친한동훈)계, 소장파,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 일각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 내지 재신임 투표 요구가 이어지자 반대 측에 '정치생명을 걸라'고 요구하며 자신 역시 의원직까지 걸면서 배수진을 친 셈이다.

최근 여론조사상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장 대표의 제안에 친한계 등은 '협박·계산 정치'라며 반발했다.

장 대표는 5일 오후 제주 방문에 앞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 "누구라도 내일까지 사퇴와 재신임을 요구하면 저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당원의 뜻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자신이 재신임되지 않는다면 당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도 버리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재신임 투표 요구하는 이들에게도 의원직, 시장직 등 정치생명을 걸라고 압박했다.

앞서 친한계 의원 16명과 오 시장은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태'로 한 전 대표가 제명되자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했으며 이후에도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거취 압박을 이어왔다. 재신임 투표는 소장파이자 비상대책위원장 출신인 김용태 의원이 처음 제안했다.

국회 소통관 향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제명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2026.1.29 [공동취재] nowwego@yna.co.kr

장 대표의 재신임투표 역제안은 실제 전 당원 투표를 하든 그렇지 않든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100만명을 돌파한 당원 성향을 내부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재신임 투표를 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48%가 윤리위의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이 적절하다고 답변해 부적절 답변(35%)보다 많았다.

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37%는 한 전 대표의 제명이 향후 당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은 26%에 그쳤다.

장 대표가 재신임받을 경우 흔들리는 리더십을 다시 확고히 할 뿐 아니라, 확실하게 친한계를 누르고 갈 명분이 생길 것으로 장 대표 측은 보고 있다.

나아가 친한계, 소장파 의원이나 광역단체장 등이 6일까지 공개적으로 재신임 투표를 주장하지 않을 경우 이들에게 '더는 당 대표를 흔들지 말라'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장동혁 "누구든 재신임 요구하면 전당원 투표…대표·의원직 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당내 사퇴론과 재신임 투표론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5일)부터 내일까지 자신에 대한 사퇴 혹은 재신임 투표 요구가 있다면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며 "재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6.2.5 eastsea@yna.co.kr

장 대표가 임명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오 시장님 서울시장직 걸고 재신임 투표해 볼까요. 친한계 16명은 의원직 걸 자신 있습니까"라며 "비겁하게 자기 자리는 지키며 뒤에서 손가락질만 하는 정치꾼들이 뭐라고 변명할지 기대된다"고 썼다.

박민영 당 미디어대변인도 "상대에게 손목 걸라고 요구할 거면 자기는 손가락 하나라도 내놓고 얘기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가세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장동혁의 정면 돌파. 지선 승리로 열매 맺자"고 지지했다.

반면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개헌 저지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상황에서 의원직까지 걸라는 건 제1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마저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썼고,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당내 정당한 문제 제기에 '의원직을 걸라'는 식의 답변은 적절치 않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지아 의원도 "사퇴 요구에 대한 답이 아니라 사퇴하지 않기 위한 조건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고, 안상훈 의원도 "허튼 꼼수로 본질을 흐리지 말라. 정치판을 내기 도박판으로 만드는 일 그만 두라"고 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억지와 궤변이 광란의 춤을 췄다. 한마디로 헛소리 작열"이라며 "'윤석열 계엄 포고문' 듣는 줄 알았다. 당 대표 사퇴를 누구든 요구하라니 당협위원장 시한이 이틀 남은 내가 한다"고 말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장 대표가 길을 잃은 것 같다.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썼다.

오 시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얘기하라? 참 실망스럽다"며 "국민이 국회의원직, 시장직을 줬는데 그 자리를 걸고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라? 공직에 대한 장 대표의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전 대표 문제로 당내 분열이 심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제 당내 집안싸움이 아니라 칼부림 수준이다. 당 대표가 봉합하면서 지방선거를 이끌어야지 '너 죽고 나 죽자'는 게 무슨 말인가. 우리 당이 민주당이 원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얘기 나누는 오세훈 서울시장-신동욱 최고위원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 버스가 멈추면 일상도 멈춘다!' 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6.2.5 scoop@yna.co.kr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지난달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접촉률은 43.4%, 응답률은 12.3%다.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1천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5.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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