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발달 지연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최근 10년 사이 크게 늘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언어발달 지연 관련 진료를 받은 1~9세 아동은 2016년 1만 9,031명에서 2025년 2만 5,468명으로 약 33.8%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눈에 띄는 건 진료 청구 건수입니다. 같은 기간 7만 9,590건에서 32만 5,996건으로 약 4배나 늘었습니다. 단순히 병원을 찾는 아이들만 늘어난 게 아니라 진료를 받는 횟수도 크게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특히 코로나19 유행 전후로 진료 인원과 진료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어른이나 또래와 대화하고 함께 놀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배우는데, 코로나19 시기에는 외부 활동과 또래 교류가 제한됐던 시간이 있었으니까요. 이런 경험이 일부 아이들의 언어 환경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는지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스마트폰이나 영상은 아이를 잠시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영상을 보는 것과 사람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다릅니다. 아이가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반응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고, 질문에 답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 경험은 언어를 배우는 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영상 시청만을 원인으로 지목하거나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아이마다 발달 속도와 환경이 다르고, 언어발달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발달 지연 아동이 늘었다는 통계는 단순히 병원에 가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로만 볼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사람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지,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고 있는지 함께 돌아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