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주목' 생활물가 3.4%…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석유류, 약 4년 만에 최대 폭 올라…농산물 상승 전환
"최고가격제 없었으면 물가 3.6%↑"…고환율 영향, 전반적 확산 아직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김수현 송정은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석유류 물가가 거의 4년 만에 최대 폭 상승한 영향이다.
작황 악화로 농산물 물가도 상승세로 돌아섰고, 생활물가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2020=100)로, 1년 전보다 3.2% 올랐다. 2023년 12월(3.2%)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3월 2.2%, 4월 2.6%로 높아지더니 5월(3.1%)에 이어 지난달에도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렸다.
석유류 가격은 24.7%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p) 상승시키는 효과를 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인 2022년 7월(35.2%) 이후 가장 높았다.
휘발유는 전월에 이어 23.1% 올랐고, 경유(33.7%)는 2022년 7월(47.0%)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등유(23.1%)도 2023년 2월(27.1%) 이후 최대 폭 상승하면서 석유류 제품이 두루 올랐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0.4%p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휘발유는 최고가격제 때문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자동차용 LPG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석유류 상승률이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27일 이후 석유 최고가격이 인하해서 이달에는 석유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내구재 중에선 신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컴퓨터(22.2%)와 대형승용차(3.5%)의 상승 폭이 비교적 컸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 전체가 4.4%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1.47%p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4%p 밀어 올렸다.
이 가운데 농산물 물가는 1.1% 올랐다.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2∼5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파(37.1%), 쌀(11.7%)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 심의관은 "재배면적과 생육 지연 등으로 대파 출하량이 감소했다"며 "(전체적으로) 채소류 물가가 지난달 4.9% 하락에서 이번 달 0.9%로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돼지열병 등 각종 전염병 여파로 공급량이 줄면서 축산물 물가 상승률도 6.2%로, 올해 3월(6.2%) 이후 최고다.
국산 쇠고기(7.5%), 돼지고기(4.5%), 달걀(10.3%), 수입 쇠고기(6.8%)의 상승세가 컸다.
수산물은 3.7% 상승했다.
전월비로 볼 때 고등어가 2.4% 오르는 등 환율 상승의 영향이 소폭 있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강원 강릉시 구정면의 한 대파밭에서 농민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무더위를 피하고자 파라솔을 펼쳐 놓고 대파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비스 물가는 2.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1.44%p 상승시켰다.
개인 서비스가 3.4% 상승했고, 공공서비스는 1.6%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에선 국제항공료가 28.2%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유류 할증료 인상 여파로 국내항공료는 25.1% 올랐고, 국내 단체여행비(10.1%), 해외 단체여행비(24.3%)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은 2.6%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구성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랐다.
생활물가는 2024년 4월(3.6%)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월 1.8%에서 3월(2.3%), 4월(2.9%)로 확대되더니 5월(3.3%)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생활물가는 금리 인상을 예고한 한국은행에서 주목하는 지표다.
'밥상 물가'를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는 0.4% 상승했다. 6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2.5% 올랐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석유 최고가격제 인하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오름세를 진정시킬 수 있지만 고환율은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가공식품,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들은 물량 자체를 이전에 가지고 온 것으로 상품을 만들고 있어서 고환율이 바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며 "6월보다는 하반기쯤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관해서도 "필수품 쪽 수요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수산물 등에서) 정부 비축 물량을 풀 예정이어서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것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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