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의 헌법 개정 추진을 두고 “군국주의적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일본이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고 방위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전쟁 가능 국가’로 가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군국화를 추구하는 일본에는 미래가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헌법 개정 움직임과 방위비 증액, 3대 안보문서 개정 등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의 행태에 대해 “자국을 전쟁국가로 자리매김하여 과거 동양제패를 꿈꾸던 ‘대일본제국’을 환생시켜보려는 군국주의적 망동”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을 “미국의 전쟁쇠사슬에 철저히 매여있고 나토와 그 성원국들과의 군사적 연계가 유달리 깊은 동북아시아의 섬나라”라고 표현했다.
일본 개헌 겨냥한 ‘군국화’ 비난
신문은 또 일본 집권세력이 평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주변국을 다시 공격하는 길로 들어서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집권세력들은 국제사회의 아량을 거꾸로 군국주의 부활의 기회로 삼아왔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이 재침으로 이어질 경우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신문은 “재무장화의 길로 맹렬히 질주하는 일본이 재침을 기도한다면 그것은 과거보다 더 엄중히 자기를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자위대의 헌법 명기와 방위력 강화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일본의 이런 움직임을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와 연결해 비난해왔다.
평화헌법 9조에서 시작된 재무장 논쟁
일본의 재무장 야욕을 둘러싼 비판은 전후 체제의 핵심인 ‘평화헌법’ 9조에서 비롯됐다. 일본은 1947년 시행된 헌법 9조에서 전쟁과 무력행사를 포기하고 육해공군 등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 뒤 경찰예비대가 창설되고, 1954년 자위대가 출범하면서 일본은 자위대를 “자위를 위한 최소한의 실력 조직”이라고 해석해왔다.
이후 자위대의 활동 범위는 걸프전, 이라크전,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을 거치며 점차 넓어졌다. 2015년 아베 신조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안보법제를 통과시켰고, 자민당은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해왔다. 일본은 2022년 말 3대 안보문서를 개정해 ‘반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하고 방위비 증액에도 나섰다. 북한은 이런 흐름을 일본의 재무장과 군국주의 부활 야욕으로 규정하며 반발해왔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방위력 강화와 개헌 논의에 명시적으로 반대하기보다는,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