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이 실제 받는 연금액은 중·고령층이 생각하는 적정 노후생활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26년 5월 기준 노령연금을 함께 받는 부부 수급자는 93만853쌍이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의 28.5%다. 부부 동시 수급자는 2020년 42만8천쌍에서 2022년 62만5천쌍, 2024년 78만3천쌍으로 늘었고, 6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고, 소득이 없는 사람도 임의가입을 통해 국민연금 가입 이력을 쌓는 사례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성 임의가입자는 2005년 2만명에서 2020년 30만8천명으로 늘었다. 10년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여성 비율도 2018년 31.8%에서 2024년 40.3%로 높아졌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연금을 받아도 실제 노후생활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2026년 5월 기준 부부 수급자의 합산 평균 연금액은 월 120만원이다. 2020년 81만원보다 1.5배가량 늘었지만, 중·고령층이 생각하는 생활비와는 격차가 컸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24년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제10차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50살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부부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는 월 216만6천원이다. 적정 노후생활비는 월 298만1천원이다. 현재 부부 수급자의 평균 연금액 120만원은 최소 생활비의 55.4%, 적정 생활비의 40.2% 수준이다. 적정 생활비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급액 분포를 보면 노후소득 보장의 취약성이 더 뚜렷하다. 부부 합산 연금액이 월 100만원 미만인 경우가 42만2226쌍으로 가장 많았다. 월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은 40만6593쌍이었다. 전체 부부 수급자의 약 89%가 부부 둘이 합쳐 월 200만원 미만의 국민연금을 받는 셈이다. 이는 부부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 216만6천원에도 못 미친다.
반면 긴 가입 기간을 바탕으로 비교적 많은 연금을 받는 부부도 있다. 월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을 받는 부부는 9만5398쌍, 월 300만원 이상을 받는 부부는 6636쌍이었다. 월 300만원 이상을 받는 부부는 2017년 처음 3쌍이 나온 뒤 2020년 70쌍, 2026년 5월 6636쌍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월 4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442쌍, 월 500만원 이상은 5쌍이었다.
연금액을 가르는 핵심 요인은 가입 기간이었다. 부부 합산 연금액이 월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인 부부의 평균 가입 기간은 670개월이었다. 월 100만원 미만을 받는 부부의 평균 가입 기간 293개월보다 2.3배 길었다. 전체 부부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389개월이다.
실제 부부 합산 최장 가입 기간을 기록한 부부는 모두 902개월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남편은 월 159만원, 아내는 월 129만원을 받아 부부 합산 약 288만원을 수령한다. 이들은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때부터 가입했고, 60살 이후에도 임의계속가입을 이어갔다. 과거 미납 보험료를 내는 반납·추납 제도도 활용했다.
부부 합산 최고 연금액은 월 554만원이었다. 이 부부는 두 사람이 합산 677개월 동안 가입했고, 연금 수령 시기를 5년 늦추는 연기연금 제도를 활용해 수령액을 높였다.
보건복지부는 소득이 없더라도 임의가입, 임의계속가입, 반납·추납 등 국민연금 제도를 활용하면 노후 연금액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