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전국 분양가 51% 급등
건설공사비 지수 132.14 역대 최고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치솟는 공사비와 원자재 공급난이 맞물리며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205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약 34평형)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억원에 달한다. 불과 5년 전인 2021년(약 4억610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넘게 껑충 뛴 수치다.
한 30대 직장인은 "만약을 대비해 청약 통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분양가가 지나치게 올라 이젠 당첨이 되더라도 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월급을 모으는 속도가 분양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해 박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지역별로 봐도 분양가 상승세는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전용면적 84㎡ 기준 수도권 분양가는 같은 기간 6억5900만원에서 11억82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으며 10억원 선을 돌파했다. 5대 광역시 및 세종시는 4억6600만원에서 7억4900만원으로 올랐다. 기타 지방도 4억8100만원까지 상승하며 사실상 지방 신축 아파트도 '최소 5억원 시대'가 열렸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의 주원인으로 공사비 급등을 지목한다. 고환율 기조 속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어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 지수는 132.14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자재 수급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자재 조달 상황을 나타내는 자재수급지수는 전월 대비 16.7포인트(p) 하락한 74.3을 기록했다. 2024년 5월 관련 지수 도입 이후 처음으로 70선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이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공급망 악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분쟁 상황이 완화하더라도 이미 상승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단기간 내 이전 수준으로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건비, 금융 비용 등 분양가를 밀어 올리는 전방위적 요인들이 당장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실수요자라면 막연히 분양가가 내리기를 기다리기보다 현재의 자금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쟁력을 갖춘 단지를 선별적으로 살펴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