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재공습 검토…파키스탄·카타르 ‘막판 중재’ 총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위 국가안보 참모들을 소집해 대이란 군사옵션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휴전 붕괴를 막기 위해 테헤란으로 급파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란에 대한 공습 재개를 심각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시오스는 22일(현지시각)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 관련 국가안보팀 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제이디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각각 유럽 방문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참석 일정으로 불참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마지막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명령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 사이 이란과의 협상에 점점 더 큰 좌절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대규모 군사작전을 단행한 뒤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끝내는 방안까지 거론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재개 여부를 최종 결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중재국들은 막판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키스탄 군 최고 지휘관인 아심 무니르 야전원수는 이날 테헤란에 도착했다. 그는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핵심 중재 역할을 해온 인물로, 23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인 아흐마드 바히디 장군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대표단도 같은 날 테헤란에 도착해 중재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중재국들이 추진하는 것은 정식 종전협정이 아니라, 전쟁 종식과 향후 30일간의 추가 협상 원칙을 담은 의향서 또는 양해각서 성격의 문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튀르키예 등이 중재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당국자는 액시오스에 “초안이 매일 오가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다”며 협상을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이란 외무부도 이날 협상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합의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 알아라비야는 이날 파키스탄의 중재로 즉각·무조건 휴전과 호르무즈해협 개방 등이 담긴 합의 초안이 마련됐으며 수 시간 내 발표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이번 제한적 합의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를 어디까지 다룰지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되며, 고농축 우라늄 재고와 향후 우라늄 농축 정책이 합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스웨덴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 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작은 움직임은 있었고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농축 문제와 고농축 우라늄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현 단계의 협상은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 미국의 봉쇄 및 제재 완화에 집중해야 하며 핵 문제를 상세히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재 초점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이 단계에서 핵 관련 사안은 상세히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연설 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 머무르지 않고 워싱턴으로 복귀한다.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정부와 관련된 상황, 그리고 미국에 대한 사랑 때문에 백악관에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적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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