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후보자, 지명 직전 '바이코리아'…고점에 물렸다

韓 주식 ETF에 10억 넘게 넣어 수익률 -3.4%

한은 "올해 2월 중 분할 매수"…재산공개 의식했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시점이 지명 발표 직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매수 이후 코스피가 이란 전쟁 여파로 조정을 받으면서 ETF 수익률도 현재까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8일 연합뉴스가 신 후보자 재산신고사항을 분석한 결과, 신 후보자는 한 온라인 증권사 계좌에 'Franklin FTSE Korea UCITS ETF'를 10억5천396만원어치 보유했다.

영국 런던 증시에서 거래되는 이 ETF는 한국 중·대형주 주가를 추종하는 배당 재투자형 패시브 상품이다.

신 후보자 계좌가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그가 해외에서 근무하면서도 '국장'(국내 증시)에 거액을 넣으며 고국에 애정을 보인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2월 말까지 우상향한 가격 흐름과 신 후보자의 장기 투자를 전제로, 경제 전문가인 그의 투자 '선구안'을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ETF 매수 시점과 관련, "신 후보자가 올해 1월 말, 2월 초부터 2월 한 달 동안 며칠에 걸쳐서 분할 매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균 매입 단가는 54.3파운드로, 재산신고 서류 기준일인 3월 20일의 단가(52.4파운드)보다 더 높았고 서류에 기재된 누적 수익률은 -3.38%에 그쳤다.

이 ETF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다가 올해 2월 19일에야 신 후보자의 평균 매입 단가에 상장 후 처음 도달했다.

이론적으로 그 이후에 상당규모 매입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ETF 가격은 2월 말 60.7파운드를 찍은 뒤 이란 전쟁 발발로 인해 확 꺾여서 3월 말에는 47파운드까지 급락했다.

개인 투자자로선 대외 변수에 따른 코스피 조정으로 '고점에 물린' 셈이다.

다만, 삼성증권 계좌에 있는 3억382만원 상당의 'SOL 코리아밸류업TR ETF'는 2024년 말께 출시 이후부터 보유했다고 한은 관계자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신 후보자가 국내 통화정책을 이끄는 한은 총재의 상징성을 의식, 지명 발표에 임박해 ETF를 추가로 사들였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은 총재 후보자는 통상 지명 발표 수주 전에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하고, 대통령 비서실 검증을 거친다.

올해 8월로 국제결제은행(BIS) 정년 퇴임을 앞뒀던 신 후보자는 이미 여러 차례 차기 한은 총재 하마평에 오른 상태기도 했다.

한 전직 차관급 인사는 "재산공개 전 문제가 될 만한 자산을 급히 팔아치우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반대로 특정 자산을 미리 사두고 신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ETF도 수익률이 비교적 낮았다.

신 후보자가 보유한 '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ETF'는 -6.59%, 'iShares MSCI World ex-U.S. ETF'는 -7.43%, 'iShares MSCI United Kingdom ETF'는 -4.66% 등이었다.

영국 국채만 수익률이 0.99%로 플러스(+) 상태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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