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에 돋보이는 ‘1등급 가전’…가성비 얼마나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연합뉴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절전 가전제품을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에너지 절약형 에어컨 구매를 고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은 저등급 제품에 견줘 가격이 다소 높지만, 전력 소비가 많은 가정에서 장기간 이용할 경우 총비용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표시 제도는 에너지 절약형 제품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제조·수입업자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제도다. 제조사는 제품의 에너지 소비 효율 또는 사용량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해 라벨을 부착하고, 공인 기관의 측정을 거쳐 한국에너지공단에 신고해야 한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에너지를 덜 쓰는 제품이며, 정부가 제시한 최저 소비 효율 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은 생산 및 판매가 금지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최근 높은 전기요금과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환경 영향 등을 고려해 고효율 가전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제조사들도 이런 경향에 맞춰 자체적인 에너지 절감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엘지(LG)전자 누리집을 보면, ‘엘지 디오스 인공지능(AI) 오브제컬렉션 양문형 냉장고 832ℓ’ 1등급 모델 가격은 164만원, 2등급은 125만원이다. 추가 편의 기능을 갖추고 에너지 효율도 높은 1등급 제품이 2등급 대비 39만원 비싸다.

그러나 소비 전력은 1등급이 월 40.2㎾h로, 2등급(월 49.0㎾h)에 견줘 에너지를 매달 약 18%가량 덜 사용한다. 서울시의 가구당 월평균 전력 사용량(247.07㎾h)을 기준으로 주택용(고압) 전기요금을 추산하면 1년에 2만원 이상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당장의 절감액이 크지는 않지만 가전의 평균 수명을 고려하면 기기 값 차액의 상당 부분을 보전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을수록 요금이 훌쩍 뛰는 누진제 구조와 에너지 위기로 인한 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체감 절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반면 등급 간 소비 전력 대비 가격 차가 너무 크다면 등급이 낮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외려 더 경제적이다.

정부 지원 정책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월9일부터 연말까지 전기요금 복지할인 가구를 대상으로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비용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다자녀·대가족·출산가구와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이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냉장고, 1∼2등급 일반 세탁기 등을 구매하면 구입비의 15% 또는 30%(가구당 30만원 한도)를 환급해준다. 올해 1월1일 이후 구매한 제품도 소급해 신청할 수 있다.

가전 기업들도 에너지 절감 기술을 앞세우며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인공지능 콤보’에 건조 중 빨래의 습기를 물로 변환해 배출하는 대형 열 교환기와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기술을 탑재해 소비 전력량과 에너지 비용을 타사 대비 확 낮췄다. 엘지전자는 시스템 에어컨과 스탠드 에어컨에 장착한 센서가 20초마다 실내 사람 수와 위치를 감지해 운전 시간 및 바람 방향을 최적화하며 에너지를 아끼는 스마트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전력 소비량 감축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 비스코프 AI 콤보. 삼성전자 누리집 갈무리

에너지 절감 기능을 갖춘 LG전자 휘센 오브제컬렉션 에어컨. LG전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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