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치인 체포조’ 국회 보고 안한 조태용 ‘징역 7년’ 구형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025년 11월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3 비상계엄 당시 이재명 대통령 등 ‘정치인 체포조’가 운영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아 국정원장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류경진) 심리로 3일 열린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 결심공판 기일에서 장우성 특검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 여부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핵심 쟁점이었다. 조 전 원장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위해 진술 신빙성을 공격하고, 내란 동조 세력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했다”며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인데 국정원을 내란 범행에 동원하고 신뢰를 훼손했다.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원장은 계엄 선포 계획과 ‘계엄군이 이재명·한동훈 잡으러 다닌다’는 홍 전 차장의 보고를 국회에 알리지 않는 등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또한 조 전 원장은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시기에 홍 전 차장의 계엄 당일 동선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국민의힘 쪽에만 제공하는 등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는 국정원 수장으로서 정치 관여가 금지된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국회와 헌재에서 위증하고, 박종준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공모해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등 증거인멸에 나선 혐의도 있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일 홍 전 차장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정치인 체포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주장했다.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많이 들은 얘기이고, 그날은 계엄이니까 방첩사 지원이 이상하게 들릴 게 없어서 긴장이 풀어졌다. 그 뒤에 홍 전 차장은 ‘추가 지침을 줄 게 없냐’고 물어봤고, 그다음에 ‘근데 오늘 한동훈 잡으러 다닐 것 같다’고 얘기했다. 주어에 방첩사가 없었다.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니까 무슨 얘기인가 (싶었다). ‘더 할 얘기가 없으면 내일 아침 얘기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조 전 원장과 독대해, ‘윤 전 대통령이 전화를 해서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했고, 방첩사가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하니 조 전 원장이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고 해서 ‘최소한의 업무지침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줄곧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방첩사가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분명히 보고했음에도 조 전 원장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는 것이 홍 전 차장의 주장이다. 반면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정치인 체포조’ 지시 및 운영 주체를 분명하게 얘기하지 않는 등 구체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보고가 분명하지 않았으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국회에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조 전 원장의 주장이지만, 재판장은 “(정치인 체포 이야기가) 아무리 황당하다고 생각해도 최소한 정보의 출처를 물어보셨을 것 같은데 그런 행동을 전혀 안 했다”며 조 전 원장 주장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전 원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2024년) 12월3일 밤에 제가 책임을 알고도 피했다고 하는 그런 의혹을 받는 게 저에게는 가장 답답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능력이 미치지 못할 수 있는데 책임을 영리하게 피하는 자세로 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전 원장 1심 선고기일은 오는 5월21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조회 10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