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계엄 통제 강화한 개헌안 발의, 국힘도 협조해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6개 정당 원내대표들이 3일 국회 의안과에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개 정당이 3일 개헌안을 공동 발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달 10일 점진적·단계적 개헌 추진을 제안한 지 24일 만이다. 이날 발의된 개헌안은 대통령의 개헌안 공고를 거친 뒤 국회 의결 결과에 따라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이번 개헌안은 전문에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새로이 명기했다. 또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원칙을 헌법 조문에 명문화했다. 무엇보다 계엄과 관련한 헌법 조문을 대폭 손질했다. 현행 헌법엔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해제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 이를 구체화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면 지체 없이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국회가 승인을 부결시키거나 48시간 안에 승인하지 않으면 즉시 계엄이 무효화되도록 못박았다. 더불어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면 대통령의 해제 지시 없이도 그 즉시 계엄이 끝나도록 규정했다. 대통령의 계엄권 남용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국회의 계엄 통제권을 강화한 것이다.

12·3 내란의 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뒤에도 3시간 넘게 계엄을 해제하지 않아, 온 국민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이 “두번 세번 계엄 하면 된다”며 추가 계엄을 획책했다는 법정 진술도 나왔다. 이번 개헌안은 12·3 내란이 드러낸 이와 같은 헌법의 공백을 메워, 다시는 윤 전 대통령과 같은 망상적 계엄 시도가 나올 수 없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이런데도 국민의힘이 홀로 개헌을 ‘지방선거용 이벤트’라고 폄하하며 반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개헌안에 담긴 내용은 모두 국민의힘도 동의해온 것들이다. 특히 12·3 계엄에 대해선 몇차례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그동안의 사과와 반성이 순간의 쇼가 아니라 진심이라면, 개헌안에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나.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반대 이유가 개헌을 원하는 국민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올수록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유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해석이 사실이라면 시급한 국가적 의제마저 정략적 계산 밑에 두는 치졸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현재 국회 재적 의원 295명 중 3분의 2(19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을 탈당한 강선우 의원이 구속된 상황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10명 이상의 의원이 동참하면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개헌 추진에 협조하는 게 옳다. 개별 의원들도 정략적 ‘개헌 반대’ 당론에 얽매이지 말고 양심에 따라 민의에 부응하는 선택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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