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 국방장관이 육군 참모총장을 전격 경질했다. 다른 육군 장성 둘도 해임됐다고 알려졌다.
2일(현지시각) 시엔엔 방송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에게 즉시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육군 군종참모총장인 윌리엄 그린 주니어 소장과 육군 변환훈련사령부 사령관 데이비드 호드니 장군 등 육군 장성 두 명도 해임됐다고 전했다.
보도가 잇따르자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어 조지 장군이 41대 참모총장직에서 사임할 것이며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확인했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이 조직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었으나 전시 중에 장군을 해임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조지 총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2022년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수석 군사 보좌관을 지내다 육군 참모차장을 거쳐 2023년 상원 인준을 거쳐 현 총장직에 임명됐다. 일반적으로 육군 참모총장의 임기는 4년으로, 미국 언론은 그가 2027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이 시점에 조지 총장을 해임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조지 총장의 해임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시비에스(CBS) 방송은 “헤그세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가 구상하는 육군의 미래를 구현할 인물을 그 자리에 앉히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조지 총장의 해임이 최근 친트럼프 가수 키드 록의 집 인근 상공을 군용 헬기가 맴돌던 상황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미국의 이란 전쟁 전략이 오락가락하고 있지만 조지 총장 해임이 트럼프 대통령의 ‘2~3주간 강력한 추가 타격’을 예고한 이튿날 이뤄져 눈길을 끈다. 현재 미군의 대이란 작전은 대부분 해군과 공군이 수행하고 있지만, 육군은 45만명의 현역을 보유한 미군 최대 조직이다. 게다가 미 육군 정예 82공수사단 소속 수천명이 중동에 도착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지상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신들은 그간 헤그세스 장관과 조지 총장 간 갈등 조짐이 포착된 바는 없다고 전해 의문을 키우고 있다. 한 미군 관계자는 시엔엔에 “심사숙고 끝에 내려진 결정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조지 총장이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과 가깝다고 알려졌으며, 두 사람이 육군의 무기 조달 비용을 낮추고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육군의 노력의 일환으로 대규모 방위산업업체들에 대한 ‘기강잡기’에 나선 바 있다고 전했다.
총장 대행은 헤그세스 장관의 수석 군사보좌관이었던 육군 부참모총장 크리스토퍼 라네브 장군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엔엔은 앞서 라네브 장군이 지난해 10월 참모차장에 임명될 때부터 궁극적으로 조지 총장의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2년 전만 해도 준장이었던 그에게는 벼락출세라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라네브 장군은 주한 미8군 사령관이던 지난해 1월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병사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취임 무도회에 화상 전화 연결을 통해 축하 인사를 전한 것으로 화제가 됐다. 당시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통령님”이라는 라네브 장군의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시엔엔은 라네브 장군이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