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분쟁 여파로 기름값이 들썩이더니 이제는 자동차와 공장 설비에 필수적인 윤활유 가격까지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사재기 단속까지 벌이며 압박하고 있지만 정유사들은 치솟는 원가를 견디지 못하겠다며 줄인상에 나섰습니다.
최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업계 1위 SK엔무브가 윤활유 판매사들에 보낸 긴급 가격 인상 공문입니다.
오는 13일부터 전 유종의 공급가를 최대 30% 더 올리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전쟁 직후 5%를 올린 데 이어 보름 만에 또 대폭 인상한 겁니다.
[A 씨 / 차량 정비소 관계자 : 계속 유류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잖아요. 어쨌든 공급가액이 오르면 판매가액도 올려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대표 제품 기준으로 보면 4리터가 한 통에 적게는 5천 원대 많게는 7천 원 안팎 오를 전망입니다.
다른 정유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달 윤활유 가격 5% 올린 뒤 최근 추가 인상에 나섰고, 에스오일은 한 번에 최대 35% 올렸습니다.
흔히 산업의 혈액으로 불리는 윤활유는 자동차 엔진오일부터 제조 설비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는 필수재입니다.
특히 교체량이 많은 대형 화물차와 산업 현장에선 부담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윤활유는) 승용차뿐만 아니라 대형 자동차나 중장비에 훨씬 더 많은 양이 필요합니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기계 장치에도 윤활유를 쓰기 때문에 결국은 또 소비자 부담으로 (넘어오게 됩니다.)]
정부가 물가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윤활유의 주원료인 원유 가격이 급등해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아시아 정유사들이 주로 쓰는 두바이유 가격은 분쟁 전인 지난 2월 말보다 50%나 급등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출하량이 늘었는데도 물건이 귀해진 점을 들어 사재기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불안 속에 원가 폭등까지 더해지면서 물류와 제조 현장을 덮칠 연쇄 물가 파장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SBS Biz 최지수입니다.